부동산 PF 타격...꺾기 의혹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 이어져
다음달 임기 만료 앞둔 홍원식 대표, 연임 가능성 낮아
DGB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에 맞춰 사명 변경할 수도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지난해 주력 사업이었던 부동산 PF의 리스크 증가와 내부통제 실패 사례로 수익성과 신뢰를 놓쳤던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새로운 이름, 새로운 수장을 맞아 이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616억원) 대비 99.5% 감소했다. 또 지난해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영업적자 457억원, 당기순손실 335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이에 대해 "최근 금감원의 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를 고려하고 시장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의 적립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PF 부문은 위험관리를 위해 우발채무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했다"며 "지난해 4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 79.0%로 전년 동기 대비 14.4%포인트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증시 불황 속에서도 4년여 만에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인 'iM하이'를 출시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부동산PF 리스크와 더불어 연이은 내부통제 실패로 몸살을 앓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인 만큼 부동산 PF가 주 수익원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위험노출액 비중은 무려 80.2%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게 됐으며 금융당국이 관련 충당금을 충실히 쌓으라고 지시하면서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익스포저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자본적정성은 양호하나 관리 부담이 내재됐다"며 하이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부동산PF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꺾기' 의혹도 제기됐다. 꺾기란 시행사나 개발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부실채권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는 행위다. 이와 관련해 홍원식 대표가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어떠한 기준으로 하더라도 꺾기 사례는 없다고 확실하게 말한다"며 해명을 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 여의도 '연봉킹'으로 불렸던 김진영 전 투자금융총괄사장 관련 내부통제 실패 논란도 거론됐다. 김 전 사장은 아들이 근무 중인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 단기사채, 기업어음을 밀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논란으로 지난해 김 전 사장 등 2명이 면직됐으며 본부장급 임원 5명도 보직에서 물러났다.
이와 같이 다양한 대내외적 이슈로 힘든 한해를 보낸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신뢰와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변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해와 같은 여러 리스크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영업 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심사실을 투자심사본부로 확대 개편했으며 사후관리실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사후관리부를 편제했다.
또 올해 사명이 iM투자증권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DGB대구은행이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면서 전국단위 고객에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하이투자증권의 MTS 이름이 iM하이인 만큼 브랜드 통일을 위해 사명이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장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홍원식 대표의 임기 만료는 다음달로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실적 부진과 내부통제 실패로 연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특히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이에 맞춰 자회사 사장단도 교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