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구조조정 단행...메리츠·하이 각종 논란 대처 나서
향후 부동산PF 중심 구조조정...미래에셋·현대차 PF팀 축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증권가에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을 발목 잡았던 부동산PF 관련 인력 위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며 부동산PF에 '진심'이었던 중소형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에 접어들면서 일부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올해 업계 화두였던 내부통제와 부동산PF 중심으로 진행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0일 임원 인사와 함께 IB부서 3곳을 단일 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로 나뉘었던 기존체제에서 1사업본부 중심으로 통합됐다. 이에 앞서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매도 의혹과 임직원들의 사모 전환사채 내부정보 활용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이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달 14일 부동산PF 부문 징계성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시행사에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다른 상품을 가입하게 하는 이른바 '꺾기 영업' 의혹과 함께 김진영 전 투자금융총괄사장은 아들이 근무 중인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 단기사채, 기업어음을 밀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로 지난해 연봉 65억원을 받아 업계 보수 1위를 기록했던 김진영 전 사장 등 2명이 면직됐으며 본부장급 임원 5명도 보직에서 물러났다. 또 부동산금융 부문 조직도 기존 김 전 사장 직속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됐으며 프로젝트금융실, 구조화금융실, 부동산금융실, 투자금융실 등 4실로 개편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실시한 내부감사 결과 징계 조치를 취한 것이다"라며 "곧 정기 조직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7개였던 부동산PF 사업부를 4개 본부로 축소했다.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 산하 각각 3개 본부와 인프라금융본부 등 모두 7개 본부였으나 투자개발부문과 프로젝트금융부문이 대체투자금융부로 합쳐졌다. 또 기존 투자개발부문대표와 프로젝트금융부문의 사업부 대표도 한 단계 낮아진 본부장이 맡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내내 해외 부동산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에도 해외 부동산에서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해 시장 기대치를 38.1%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지난달 팀 단위로 계약한 부동산PF팀 4명 전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현대차증권 측은 "실적 부진에 따른 조치를 취한것은 아니다"라며 "통상 IB부문의 재계약은 2월에 진행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에 대한 평가도 내년 2월에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IB부문 내 솔루션 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이 선행됐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부동산 PF 등 IB 관련 인력의 구조조정을 예상하며 특히 중소형 증권사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업황 부진 등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증권사 빅5, 3분기 실적 가른 해외 부동산...충당금 반영 '제각각'
- 부동산 PF대출 때 꺾기 강요...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나홀로 국감 출석'
- 금감원 "증권사 부동산PF 연체율 안정적 관리 필요"
- 대형 '글로벌 확장' vs 중소형 '내실 다지기'...증권사 새해전략 동상이몽
- iM증권 이름 바꾸고 대표도 교체 '만지작'..영업손실 56억 하이투자증권의 고심
- BNK 78%·현대차 38% 순익 감소...11~20위 증권사 실적 가른 '부동산PF 충격'
- NH·메리츠증권 '안정성 높인 부동산 기관전용 사모펀드' 조성
- KB·NH '활짝' 신한·하나 '눈물'...지난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실적 희비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