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HMM이 해운업 불황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기록하며 매각 절차 재개에도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MM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8조4010억원, 영업이익 5849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55%와 94% 감소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조63억원으로 90% 줄었다.
회사는 실적 부진 요인으로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 하락을 꼽았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됐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가 이어졌다는 것. 실제 지난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평균 1006포인트로 1년 새 71% 하락했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당기순이익은 코로나19 특수기간인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부채비율도 2022년 말 25%에서 20%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HMM은 지난해 실적 반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했다. 회사 2022년 영업이익은 9조9455억원, 영업이익률은 53.5%에 달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HMM은 중국 경기회복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수에즈운하의 통항 제한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가 회사 매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해운 시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HMM 매각 재추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HMM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과 영구채 해결 방안과 5년간 주식 매각 제한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하림그룹은 당초 인수대금으로 6조4000억원을 제시했는데, HMM의 부진한 실적과 해운업의 불투명한 업황으로 몸값에 대한 이견이 불거질 조짐도 보인다. 새 인수 참여자들이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도 부담이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 1조6800억원이 주식으로 추가 전환되면 매각 측의 지분율은 종전 57.9%에서 74.0%로 상승, HMM 매각가격이 10조원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 단위’ 대금이 필요한 만큼 산업계에선 대기업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현재까지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선언한 대기업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