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국가 중 뒷걸음질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22일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 판매된 전기차는 16만7214대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미국(49%↑), 중국(25%↑), EU(38%↑), 일본(46%↑) 등 주요 국가들이 두자릿수대 성장세를 거둔 것과 상반된 결과다.

강태일 한국산업연합포럼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건 사실"이라며 "최근 몇 년간 68∼123% 성장세를 보이던 것이 지난해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런데 특히 한국 시장에서 낙폭이 큰 것이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상무는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60만대의 전기차가 보급돼야 한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 단계에서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고, 각국이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삭감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전기차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봤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배터리 광물 개발과 소재 산업 육성,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전동화 경쟁력을 보강해 시장 여건을 개선해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국내 시장 장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 활성화를 위해 시장 안정화 전까지 보조금 수준을 유지하고, 충전요금 할인 특례를 제공하는 등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