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서 중·장기 전략 방향 소개
최고경영진 8명 참석해 주주와 소통 강화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확장현실(XR) 사업과 관련해 "메타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이 우리를 찾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2기 LG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조 사장은 "글로벌 선두업체와 가상공간에 대한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삶이 있는 곳이라면 메타버스에서도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이후 XR 사업과 관련해 메타 외 협업을 진행 중인 기업이 어디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러 업체와 진행 중으로, 지금은 확인해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LG전자와 메타는 지난달 28일 XR 사업과 관련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업계 안팎에선 LG전자가 메타의 XR 기기 신제품에 하드웨어 기술력을 공급하고, 메타는 콘텐츠를 지휘하는 방향으로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전자의 운영체제(OS)나 콘텐츠가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은 "메타버스의 성공 요인은 플랫폼, 콘텐츠, 그리고 디바이스(기기)"라며 "LG전자는 디바이스 영역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중·장기 전략을 소개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을 썼다. 특히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의장인 조 사장 외에도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최고경영진 8명이 출동했다.
조 사장은 지금까지 LG전자가 하드웨어 중심 기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콘텐츠, 서비스 등 무형의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LG전자 제품은 7억대 이상이다. 이 중 상당수가 스마트 제품이라는 점을 활용해 플랫폼 서비스 기반 사업 모델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TV 사업의 체질을 바꾼다. 현재 LG TV 사용자 수는 1억6500만명 이상, LG 채널은 약 3000개로 27개 국가에서 방영된다. TV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광고 수익을 적극적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웹OS 기반 광고 콘텐츠 사업 매출이 지난해 7393억원에서 올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 간 거래(B2B) 영역도 강화한다. 조 사장은 "LG전자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육박했다"면서 "40%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등 새로운 영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내용도 공유했다. 조 사장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 눈 여겨봐야 할 트렌드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며 "이 흐름에 맞춰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LG 계열사를 통해 통신, 디스플레이 기술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글로벌 톱 업체로의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최대 시장인 북미의 생산 기지 구축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입을 본격화한다. "조 사장은 전기차와 충전기의 (이상적인) 비율은 4:1인데 미국의 경우 17:1"이라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미래는 밝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LG전자는 주주총회 온라인 생중계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신규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하는 등 주주 소통 및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는 앞으로 3년간 배당 주기를 연 1회에서 연 2회로 확대한다.
1주당 배당금은 이전 800원에서 최소 1000원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배당 성향은 기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LG전자는 또 사내이사로 김창태 LG전자 CFO를 신규 선임했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90억원에서 올해 80억원으로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