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점유율 집계 어려워, 선두 이미지 경쟁
LG전자, 에어컨 여러 종 전파인증 최근 마쳐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가 에어컨 신제품 출시 채비를 마치고 삼성전자와 한판 승부를 앞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여러 종의 에어컨에 대해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쳤다.

전파인증은 전파법에 따라 전파환경 및 방송통신망 등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기자재를 시험해 인증하는 것으로 등록을 마친 제품은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전자제품을 팔려면 반드시 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날 인증을 받은 에어컨 두 종은 2024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시리즈로 추정된다. 이 시리즈는 '인공지능(AI) 스마트케어' 기능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모델명을 봤을 때 지난 19일 인증을 받은 제품은 이동식 에어컨, 18일 인증을 받은 제품은 벽걸이형 에어컨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말부터 전날까지 2024년형 상업용 천장형 에어컨, 스탠드형 에어컨 등에 대한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쳤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도 조만간 에어컨 신제품과 관련해 전파인증 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은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3~4월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므로 그 전에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선 이달 특정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1위 자리를 놓고 시작된 양사 간 신경전이 에어컨으로 확전될 것으로 본다. 특히 두 기업의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정확한 집계가 어려워서 선두 이미지를 놓고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사진=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GfK는 지난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8.6%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LG전자 점유율은 32.5%로 추정했다. 하지만 LG전자는 Gfk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두 기업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1위로 각인될 때 생기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컨 신제품이 집중적으로 출시되는 시기에 이같은 홍보 효과가 더해지면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연 200만~250만대 정도로 어느 업체가 소비자에게 1위로 각인되느냐에 따라 판매량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에어컨 시장은 절전 성능이 경쟁 포인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세 차례에 걸쳐 전기 요금을 올린 영향이 크다. 유엔의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폭염이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최근 전망한 가운데 한국전력은 올해도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출시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벽걸이형은 에너지 절감 기능이 강화됐다. AI 절약 모드에서 압축기의 작동을 최적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에어컨 신제품도 절전 성능을 높였다. 쾌적우선 모드는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면서 최대냉방모드인 아이스쿨파워 대비 최대 소비전력량이 약 77% 적다.

생활가전에서 절전·고효율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LG전자는 지난 13일 일체형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소개하는 보도자료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000와트(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겨냥한 것이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1700W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가동 시 순간적으로 동작하는 최대치를 표기해 놓은 것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그만큼의 소비전력을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양사 동급 건조기의 1회 사용 시 소비전력량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전력량이 더 낮다"고 반박했다.

한편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라고 지난달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