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전환배치, LG는 대규모 투자 저울질
태블릿·노트북 등 IT제품 미니LED→OLED로 전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쓰였던 OLED 패널이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형 OLED 인력 500여명을 중소형 OLED 분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TV에 들어가는 퀀텀닷(QD)-OLED 패널 관련 인력이 기존 2500여명에서 2000여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 TV 시장이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OLED를 탑재한 IT 제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특히 올해는 OLED를 처음 적용한 애플의 아이패드 출시를 시작으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에 OLED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LG디스플레이도 8.6세대 OLED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아이패드용 OLED 공급을 늘리고 2026년 맥북에 패널을 넣으려면 8.6세대 투자가 필요하다.

8.6세대 유리원판 크기는 2290x2620㎜로, 기존 6세대(1500x1850㎜)보다 훨씬 크다. 원판 1장에서 많은 패널을 만들 수 있기에 더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는 이와 관련된 투자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연내 8.6세대 OLED 투자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중국 광저우에 있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8.6세대 OLED 투자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출시할 아이패드 렌더링. 사진=맥루머스
애플이 출시할 아이패드 렌더링. 사진=맥루머스

올해 디스플레이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IT용 OLED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IT 제품에서 OLED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빠르게 밀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 중인 아이패드 시리즈용 OLED는 탠덤 방식으로, 기존 OLED보다 고부가 제품이다. 탠덤 구조란 OLED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이다. 발광층이 1개인 싱글 OLED 구조보다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 등에서 뛰어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태블릿용 OLED 패널 공급량은 올해 약 1210만대에서 2026년 223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같은 분야 미니LED 공급량은 올해 180만대에서 2026년 20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제시됐다.

완성품(세트) 업체가 OLED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니LED 대비 낮은 제조원가에 있다. 12.9인치 태블릿용 OLED의 평균 제조원가는 125달러(6세대 기준), 백라이트로 미니LED를 사용한 LCD 방식의 제조원가는 193달러(8세대 기준)다.

같은 기준에서 16.2인치 노트북용 OLED의 제조원가는 185달러, 미니LED 기반 LCD의 원가는 200달러다. 현재 노트북에서 OLED의 원가경쟁력은 미니LED 대비 크게 높지는 않다. 하지만 장비의 유지보수비 절감, 감가상각 종료 등 고정비가 줄어들면 격차가 커질 수 있다.

특히 OLED는 8세대급 라인을 이용하면 원가경쟁력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기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 옴디아는 이 방식을 이용한 16.2인치 노트북용 OLED 제조원가를 140달러로 추정했다. 8세대급 라인으로 12.9인치 태블릿용 OLED를 만드는 데는 109달러가 들어 미니LED 방식(193달러) 대비 원가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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