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에서  열린 니켈 제련소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에서  열린 니켈 제련소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과 진행해 온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경영상 이유를 들었지만, 이면에는 경영권 갈등 중인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양사 모두에게 필요한 원료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비싼 가격으로 원료를 공동 구매해야 하는 데 따른 각종 부대비용 증가 등을 들었다. 

또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도 수입산은 급증하는 등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제품에 따른 차별화된 영업, 판매 전략이 필요한 점을 짚었다. 

그 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과 고품질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사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동영업과 판매에 따른 편차로 고객사들의 불만이 지속되는 점, 거래처와 영풍과 3자 공동계약으로 인해 공급감소에 따른 납품 차질 시 손해배상 위험이 존재하는 점 등을 제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실적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 회장 일가와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두 회사는 최근까지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정책과 정관 변경을 두고 표 대결을 벌였고,최근에는 고려아연이 45년간 본사로 사용하던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을 떠나 종로 그랑서울로 본사를 옮기기로 하는 등 결별로 보이는 행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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