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값 회복세에 연내 감산 종료에 관심
기업용SSD 회복, 착시현상일 가능성도

삼성전자의 1테라비트(Tb) 8세대 낸드플래시.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1테라비트(Tb) 8세대 낸드플래시.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낸드플래시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위적 감산의 종료 관련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고부가가치 낸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자연적으로 감산되는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이달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적층 제품인 290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차세대 제품 생산에 힘을 실으면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 없이도 전체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 생산라인 최적화, 공정 전환 등의 과정에서 웨이퍼 투입 대비 최종 생산량이 줄어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5일,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지난해 하반기 낸드 생산량을 40% 이상 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 낸드 수요 회복세가 최근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2분기에는 기업용(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을 전 분기 대비 최대 25% 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 평균 계약(공급) 가격이 최대 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 최대 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이에 힘입어 1분기 낸드 사업에서 흑자를 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SK하이닉스의 321단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321단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기업용 SSD의 강자인 솔리다임을 자회사로 둔 SK하이닉스도 기업용 SSD 수요 회복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기업용 SSD 합산 점유율은 24.9%, 삼성전자는 37.4%를 차지했다.

기업용 SSD는 일반 소비자용(클라이언트) SSD보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 옴디아에 따르면 비트 기준 전체 SSD 출하량에서 기업용 SSD의 비중은 올해 42%에서 2027년 49%로 커질 전망이다. 반면 일반 소비자용 SSD 점유율은 올해 56%에서 2027년 44%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관심은 이들 기업이 인위적 감산을 언제 끝내느냐에 모아진다. 업계에선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감산 종료를 선언하기는 이르지만 감산 폭 조정에 대한 언급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의 경우 수요나 시장환경에 따라 시점 차이는 있지만 늦어도 상반기 내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감산 종료 예상 시점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 감산 종료를 생각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 낸드 가격 상승 흐름을 본격적인 업황 회복의 시그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델 테크놀로지가 기업용 SSD 관련 대량 주문을 넣으면서 전체 낸드 가격 상승을 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까지의 낸드 가격 상승 흐름으로는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버 시장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낮추는 원인이다. 올해 전 세계 서버 출하량은 전년 대비 한자릿수 중후반대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용 낸드 시장은 아직 인공지능(AI)에 대한 본격적인 특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트레이닝(학습), 인퍼런스(추론) 등을 하려면 저장공간이 기존보다 10~15% 이상 더 커져야한다. 하지만 AI 기능이 스마트폰에 본격 확산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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