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수위 높이는 野…"조직적인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대통령실은 29일 윤 대통령이 지난해 해병대 채모 상병이 폭우 실종자 수색 작전을 벌이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8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자료를 이첩한 뒤 윤 대통령 명의로 된 휴대전화에서 이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관계는 현재 수사기관이 진행하고 있고 언론에 알려진 것 중 어떤 게 진짜, 가짜인지 제가 판단할 수 없다"며 "함께 지켜보기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로 이첩된 지난해 8월2일 이 전 장관에게 3차례에 걸쳐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돌아간 고(故)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논란의 진상 규명을 위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전날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최종 폐기된 만큼, 야권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채상병엔 매정, 안보엔 무능·무지, 비화폰도 모르는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비화폰은 도청 방지 휴대전화를 의미한다.
박 당선인은 "이쯤 되면 조직적인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이라면서 "일반 국민이라면 당장 수사하고 압수수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철저하게 수사하고 국회는 더욱 강력하고 촘촘한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싸우면 진실은 빨리 오고, 그렇지 않아도 진실은 반드시 더디게라도 온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첩 회수, 수사단장 보직해임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직접 증거"라면서 "계란말이도, 김치찌개도 진실을 덮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통령실 기자들과 김치찌개 만찬 행사를 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조 대표는 "개인 안부를 전하기 위한 통화라 보기 어렵다"며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 관련성을 숨기려고 노력해 왔다. 무슨 대화를 했는지, 이 전 장관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물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