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대응 매뉴얼 제작·배포 예정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최근 난기류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5시간 이상 중장거리 노선에서 기내식과 음료 등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최대 20분 앞당겼다. 착륙을 위해 하강하는 시점에서 난기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난기류 발생이 잦은 시점에 승무원들이 안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난기류 발생시 기장이 직접 안내방송을 실시한다. 그간 기장이 객실사무장에게 기상 상황을 전달해 방송하던 것과 달리 신속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위해 단계를 축소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승객 안내 및 안전 관리 강도를 높였다. 난기류 발생에 대비해 승객 몸에 맞는 안전벨트 착용 안내 및 객실 승무원 안전 훈련을 추가하고 서비스 품질 심사도 강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모의훈련 비행장치를 통해 난기류를 포함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해 사전 훈련을 하고 있다. 또 운항 승무원과 객실 승무원이 비행 전에 진행하는 합동 브리핑시 난기류 정도에 따른 서비스 지침 등 행동 절차를 브리핑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도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 조정과 객실 승무원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여행 전문 커뮤니티에는 난기류 관련한 글이 다수 게재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항공업계와 기상·관제기관, 학계 등과 함께 '난기류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매뉴얼에는 난기류 상황에서 조종사가 실시간으로 기상을 읽고 경로를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 방법과 조종사와 승무원의 소통 방식, 승객 대응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달 중 서울대와 함께 매뉴얼 최종안을 마련한 뒤 교통안전공단에 보내 교안을 제작, 항공사에 배포할 방침이다.
난기류는 기압, 제트기류, 산 주변의 공기, 뇌우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생성된다. 이로 인해 비행기가 갑자기 낙하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 기내 부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62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대폭 늘었다.
특히 자주 발생하는 노선은 적도 지역을 통과하는 인천~호주, 뉴질랜드 노선과 인천~자카르타, 발리 등 동남아 노선이다. 최근 여행 수요가 높아진 홍콩, 도쿄 노선은 공기 흐름이 활발한 7~8월에 난기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기류 사고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향하던 스페인 국적 에어유로파 UX045 항공편이 강한 난기류를 만나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들이 올라왔는데, 승객들이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고, 한 남성 승객은 다른 승객의 도움을 받아 수하물칸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3월에 카타르 도하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할 예정이던 카타르 항공 여객기가 난기류에 휩싸이는 사고가 났다.
4월에도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 하면서 승객 1명이 사망하고 85명이 피해를 입었다. 5월에는 터키 상공을 날던 카타르항공 항공기에서 난기류로 1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