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신규 회원 이어 내달부터 기존 회원도 인상
탈퇴자 없을 시...쿠팡 멤버십 연간 수입 1조3260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의 월회비 인상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고물가 속 월회비 인상에 부담을 느낀 와우 멤버십 회원들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자, 경쟁 유통업계는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치는 ‘이탈 규모’에 촉각을 기울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4월부터 신규 와우 멤버십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가량 인상했다.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7일부터 인상된 월회비를 납부해야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와우 멤버십은 2019년 쿠팡이 도입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무료배송, 무료반품, 쿠팡플레이 콘텐츠와 최근에는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2900원으로 시작한 와우 멤버십을 2021년 12월 4990원으로 올린 뒤 2년 4개월 만에 추가 인상이다. 당시 70% 넘게 회원비를 인상했지만 회원 대부분은 멤버십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했다.
쿠팡의 멤버십 회원은 2021년 900만명에서 2022년 1100만명, 지난해 140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번 인상에도 회원 탈퇴자가 없다고 가정하면 쿠팡의 멤버십 수입은 연간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전에 한 번 상승했을 때와는 달리, 심리적 저항선이 붕괴되면서 회원 탈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 달에 8000원대, 일 년이면 10만원에 달한다. 로켓배송도 물량이 몰리는지 다음날 자정 다돼서 오는 것도 있고 의외로 없는 상품도 많던데 이참에 과감히 끊을 것이다", "쿠팡 없이 안되도록 만드는 쿠팡의 전략이 화가 난다. 쿠팡 없이도 쇼핑 잘하고 배달 잘시켜먹고 잘 살수 있다" 등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쿠팡 와우 회원 탈퇴 해지방법'에 대한 게시글이 인기글로 오르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경쟁 이커머스 기업들은 쿠팡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쓱닷컴은 이달 8일까지 신세계그룹 통합 유료 회원제인 '신세계유니버스'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대폭 인하했다. G마켓도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매월 제공하는 할인쿠폰의 혜택을 강화했다.
컬리는 지난달 27일부터 월회비 1900원을 내는 '컬리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2만원 이상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배송 쿠폰을 매월 31장을 지급하고 있다. 월회비를 내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부터 배달앱 요기요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 '요기패스X'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요기패스X는 요기요의 멤버십 서비스로 대상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 없이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커머스 업계의 '탈쿠팡족 유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쿠팡도 대규모의 멤버십 회원 탈퇴를 막기 위해 혜택이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탈쿠팡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회비 인상에 부담을 느낀 고객이 멤버십을 이탈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충성고객이 높은 쿠팡을 회원들이 이탈하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전체 회원수 또는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