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우크라이나가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숙원인 가입을 확정짓지 못했다. 기존 회원국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없자 우크라이나측에 실망감이 감지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막을 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이 결정되지 않았다.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돌이킬 수 없는 경로에 있다'며 궁극적으로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실제 결정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외교가에선 이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올해 회의에서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전직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인 발레리 찰리 우크라이나 위기 미디어 센터 소장은 회의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 많은 의견과 평가, 논평이 있을 것"이라면서 "간단히 말하자면 이번 정상회의는 정말로 역사적인 일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여러 국가들이 새로운 무기 지원을 약속하고 우크라이나와 안보 협정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공식 초청하지 않은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로부터 추가적인 무기 지원 약속을 받아내고,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협약을 발표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 마지막 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이 그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설이 우크라이나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동맹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모두가 (미 대선이 있는) 11월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11월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강력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젤린스키 대통령이 나토 회의 이후 다음주 영국을 방문해 유럽 정상들 앞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