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형 이상 패널 중국업체로부터 조달 계획
中 장악한 100형 이상 초대형 TV 경쟁 합류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100형 이상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초대형 TV를 선보였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점을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100형 이상의 TV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제품으로, LCD를 사용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00형 이상의 TV를 준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 회사는 마이크로LED에서 100형 이상의 TV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1대당 가격이 1억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이어서 사실상 극소수 슈퍼리치(대부호)가 주요 타깃이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마이크로LED TV를 제외한 영역에서 100형 이상의 TV를 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격대가 워낙 높고 디스플레이 기술이 변화를 거치면서 이후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최대 크기 TV는 98형(마이크로LED TV 제외)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TCL, 하이센스 등 주요 중국 TV 제조사들은 최근 100형 이상의 TV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사진=하이센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하이센스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TV 점유율 2위 업체인 TCL은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에서 115형 미니 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미니LED TV 중 가장 큰 크기다. 하이센스의 경우 올해 110형의 미니LE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TV를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있다. 100형 이상의 제품을 대형 전시장이나 판매점에 진열했을 때 얻는 '기술 과시'의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들 기업과 다른 점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프리미엄 TV용 패널을 공급받고, 저가 TV에는 중국산 패널을 사용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디스플레이는 마지막 남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현재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초대형 프리미엄 LCD TV에 들어가는 패널은 모두 한국산이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중국산 패널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얼마만큼의 가정용 수요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초대형 TV에 대한 수요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신제품 출시 후 지난달까지 네오QLED 8K, 네오QLED, OLED 라인업 국내 판매량에서 75형 이상의 프리미엄 인공지능(AI) TV 신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의 TV 사업 전략에 변화가 생기는 점도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그동안 가정용 TV 크기의 한계를 100형 미만으로 보고, 100형 이상의 TV는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관점을 유지해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