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노조연대 22~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조선업계 노조들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불황기에 고통을 감수했고 최근 호황을 맞았지만 사측은 보상은커녕 노동 현장에 문제만 야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지난 13일 5차 대표자회의를 통해 2024년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하여 조선노연 공동투쟁 전개를 결정했다"면서 "조선노연 사업장은 오는 19일까지 쟁의조정 신청을 진행하고 사업장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22~24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노연 사업장 1차 총파업을 다음달 28일에 진행하는 것을 결의했다"고 알렸다.
조선노연의 공동요구안은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규직 정년 퇴직 인원수 이상 정규직 채용 실시, 임금 피크제 폐기 및 정년 연장, 사업장 내 이주노동자 인력 운영 시 노조와 합의 등이다.
조선노연에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울산), 대우조선지회(거제), HSG성동조선지회(통영), 케이조선지회(창원시 진해구), 현대삼호중공업지회(전남 영암), HJ중공업지회(부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거제), 현대미포조선노동조합(울산) 등 주요 조선업체 노조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3일 회의에서 조선노연 대표자들은 "모든 사업장에서 10차 이상의 교섭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사측에서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황을 확인하고, 이는 노사 간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노동조합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조선노연은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뚫고 이제 4년치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조선업은 호황기에 들어섰다"면서 "불황 시기 조선소 노동자들은 임금 축소, 복지 축소,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고통을 받아왔다"고 했다.
이어 "호황기에 들어서자, 자본은 그동안 고생해 온 조선소 노동자들을 위해 보상을 해주기는커녕 사업장마다 타임오프 축소, 작업장 외주화, 안면인식기 도입 등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규직 채용 요구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저임금과 무권리 상태의 이주노동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현장에 소통과 안전, 숙련도, 노동자 간 차별 문제를 일으키고, 조선업의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이미 진행한 대우조선(한화오션)지회의 경우 찬성률이 85.4%에 이르렀고, HSG성동조선지회와 케이조선지회도 각각 94%, 97%의 압도적 찬성을 보였다.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대우조선지회는 이미 지난 15일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날도 대우조선지회 등이 참여한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협약을 승계한다던 인수 당시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30개 이상의 단체협약 개악 조항을 들이밀며 교섭에도 불참하는 등 노조와 현장을 우롱하고 있다"며 "상용직 노동자 저임금 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임금 체불, 중대재해 등의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