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분기 연속 흑자에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진출 잰걸음
고금리 앞세워 예수금 쌓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투자로 연결못해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분기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토스증권이 최근 미국 법인 설립을 결정하는 등 해외 투자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경쟁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토스증권보다 겨우 1000억원 적은 7692억원의 예수금을 확보했으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예수금을 투자로 이어지게 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미국 현지 법인인 토스증권 아메리카(Toss Securities Americas) 설립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연내 토스증권 아메리카가 설립되며 초대 법인장으로는 김경수 토스증권 재무총괄이 선임될 예정이다.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 2년간 미국 현지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밀접한 협업과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토스증권 아메리카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현지 법인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신규 사업 기회 창출과 이를 통한 매출 다각화를 이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출범 초기부터 미국 주식 투자자를 지속 공략했다. 2022년 업계 최초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에 이어 최초로 국내·해외주식 통합계좌 서비스를 출시한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투자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지난 1분기 출범 3년여 만에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 4위를 차지했다.
해외주식 투자자 기반의 수익으로 토스증권은 흑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35억원을 기록한 이후 4분기에는 21억원, 지난 1분기에는 무려 119억원으로 흑자 폭을 늘렸다. 이에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 토스증권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토스증권은 해외 투자 전략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현지 법인 설립에 앞서 지난 23일에는 해외 채권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해외 채권 역시 해외 주식과 같이 투자자의 편의성 제고에 힘쓴 모양이다. 투자자들은 기존에 비해 낮은 1000달러부터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거래할 수 있으며 주식 거래와 동일하게 밤낮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반면, 토스증권과 같은 인터넷 증권사이자 출범 1년 선배인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당기순손실 105억원을 기록, 분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전분기 당기손순실 144억원, 지난해 3분기 125억원 등 120억원대 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일부 축소됐다.
카카오페이는 연이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의 종합 증권사인 시버트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버트가 카카오페이의 모기업인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를 문제 삼아 인수가 무산됐다. 이후 뚜렷한 실적 반등 기대요소는 나오지 않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투자자예수금은 7692억원으로 토스증권의 8716억원과 약 1000억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그만큼 카카오페이증권이 토스증권 못지않게 고객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실적 면에서는 100억원대 적자와 흑자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많은 투자자예수금은 5%에 달하는 높은 금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예치금 금리는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고객들은 카카오페이증권 계좌에 30만원을 예치하면 매일 약 41원, 매월 125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높은 금리를 미끼로 카카오페이증권은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이를 투자로 연결시키지는 못한 것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증권의 전략이 부재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위해 예치금에 높은 금리를 제공했는데, 그에 비해 투자 수익이 나지 않아 큰 고민일 것이다"라며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자금을 투자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주식 모으기' 서비스 개편, 해외주식 '데이마켓' 서비스 출시 등 660만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하며 MTS 거래환경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 관점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며 매출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