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저는 계파 프레임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논리는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친윤(친윤석열)' 정 전 의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하루 만에 4선의 김 의원(대구 서구)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자신을 정책위의장으로 인선한 이유에 대해 "정책 친화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 본다. 중점 법안 처리 등 야당과 대화 물꼬를 터놓고 협의해 민생분야에서 성과를 올려주길 바라는 한 대표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단 평을 받는다. 한 대표의 이번 인선은 정 전 의장에 대한 사퇴 압박으로 불거진 '친윤 물갈이' 논란을 불식하는 동시에 당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그는 "특검법 전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가 미진할 때 실행하는 것"이라며 "상황 판단은 다시 해 봐야 한다. 의원들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며 대답을 유보했다. 

당정이 부딪히는 상황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엔 “예단이 아닌가”라며 "집권여당은 윤석열 정부 성공 로드맵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의 정책위의장 최종 임명까지 원내대표 협의와 의원총회 추인 단계가 남아있다. 한 대표가 추경호 원내대표와 물밑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의총 추인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여겨지는 정책위의장은 통상 원내대표보다 선수가 같거나 낮은 인사가 맡아왔다. 현재 추 원내대표는 3선이지만 4선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내정되면서 관례가 깨졌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당 현실이 엄중하다"며 "추 원내대표와 원팀이 돼 여러 상황을 헤쳐나가는 조력자 역할이 필요(한 만큼) 조력자 역할에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19대부터 22대 총선까지 대구 서구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4선 고지를 밟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당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당내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진석 비대위’ 비대위원을 지냈다.

한 대표는 전날 정 전 의장의 사의 표명 이후 당직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직 인선이 완료되면 당 지도부 권력은 친한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언론인 출신 '친한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사실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 등 나머지 임명직 인선 작업을 다음 주 초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