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점식에 에둘러 자진 사퇴 요구
"당 장악력 확보" vs "계파갈등 격화"
"韓, 정점식 유임 시 오히려 기회 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 대표가 '친한 과반' 지도부 지형을 토대로 당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과 동시에 친윤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면서 승부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주목된다.

31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가 한동훈호(號)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정책위의장 교체가 임박했단 전언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이 이날 "임명직 당직자들에 대해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는 한 대표의 의중을 전달한 것을 두고 정 의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만남을 요청해 전날 독대한 점은 정책위의장 교체를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란 관측도 딸려 나왔다. 한 대표가 당직 인선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윤 대통령과 협의하는 그림을 만든 것이란 시각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며 한 대표에게 힘을 실었지만 동시에 "폭넓게 듣고 포용하라"는 메시지로 친윤계와의 통합도 주문했다.

◇'정점식 유임'하면 韓에 승부수?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5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25 사진연합뉴스 

현재 '한동훈 지도부' 내 세력은 3(친한) 대 5 (친윤) 구도로 재편돼있다. 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을 친한 인사로 채우면 친윤계에 쏠려있는 지도부 내 권력 무게추는 친한계로 옮겨진다.

당 주도권을 잃게 되는 친윤계의 반발을 차치하더라도, 당내에선 한 대표의 '정책위의장 교체' 카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게 읽힌다.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여겨져 온 만큼 원내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의견이 중론이다.

정 의장은 친윤계로 낙인찍혀 있으나 계파를 불문하고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같은 검찰 출신인 한 대표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친한계와 친윤계의 가교 구실을 잘 수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인다.

비한(비한동훈)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책위의장은 통상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여겨진다. 당헌·당규에도 '당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고 돼 있다"면서 "요직도 아닌 정책위의장의 유임론이 이미 제기된 상황에서 한 대표가 반발을 살 결정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점식 의원은 3선 모임 간사로서 단합을 이끄는데 능하다"면서 "한 대표가 (정 의장을 본인 세력으로) 포용한다면 '탕평' 인사로 대승적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데다가 오히려 당내 긴장감을 완화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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