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점식에 에둘러 자진 사퇴 요구
"당 장악력 확보" vs "계파갈등 격화"
"韓, 정점식 유임 시 오히려 기회 와"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 대표가 '친한 과반' 지도부 지형을 토대로 당 장악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과 동시에 친윤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면서 승부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주목된다.
31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가 한동훈호(號)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정책위의장 교체가 임박했단 전언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이 이날 "임명직 당직자들에 대해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는 한 대표의 의중을 전달한 것을 두고 정 의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만남을 요청해 전날 독대한 점은 정책위의장 교체를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란 관측도 딸려 나왔다. 한 대표가 당직 인선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윤 대통령과 협의하는 그림을 만든 것이란 시각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며 한 대표에게 힘을 실었지만 동시에 "폭넓게 듣고 포용하라"는 메시지로 친윤계와의 통합도 주문했다.
◇'정점식 유임'하면 韓에 승부수?
현재 '한동훈 지도부' 내 세력은 3(친한) 대 5 (친윤) 구도로 재편돼있다. 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을 친한 인사로 채우면 친윤계에 쏠려있는 지도부 내 권력 무게추는 친한계로 옮겨진다.
당 주도권을 잃게 되는 친윤계의 반발을 차치하더라도, 당내에선 한 대표의 '정책위의장 교체' 카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게 읽힌다.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여겨져 온 만큼 원내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의견이 중론이다.
정 의장은 친윤계로 낙인찍혀 있으나 계파를 불문하고 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같은 검찰 출신인 한 대표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친한계와 친윤계의 가교 구실을 잘 수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인다.
비한(비한동훈)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책위의장은 통상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여겨진다. 당헌·당규에도 '당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고 돼 있다"면서 "요직도 아닌 정책위의장의 유임론이 이미 제기된 상황에서 한 대표가 반발을 살 결정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점식 의원은 3선 모임 간사로서 단합을 이끄는데 능하다"면서 "한 대표가 (정 의장을 본인 세력으로) 포용한다면 '탕평' 인사로 대승적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데다가 오히려 당내 긴장감을 완화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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