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평인사 이어 22일 문재인·권양숙 예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거야(巨野)의 지휘봉을 다시 쥔 이재명 대표가 '통합 행보'에 나섰다. 압도적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종 목표인 대권 도전을 위해선 전당대회 과정에서 재연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非 이재명)계간 갈등 수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기 지도부가 친명계로 채워지며 당 안팎에서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가 계파 갈등으로 분열된 당을 통합하는 데 성공, 민주당에 진정한 '이재명의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예방한다. 같은 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계획이다. 이번 예방에는 이 대표와 함께 8·18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도 함께한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념식 이후 석 달여 만이다. 민주당 대표가 취임하면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게 관례지만 이 대표는 이를 기회로 삼아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당내 화합을 이끌 강력한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파 갈등이 계속돼 당 지형 안정화에 차질이 발생할 시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부터 원팀을 외치며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공천 학살'이라고 불릴 만큼, 비명계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며 계파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영상 축사를 통해 "확장을 가로막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는 메시지를 내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이 야유를 보내는 등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를 통해 존재감과 당 장악력을 한층 키운 이 대표는 포용의 리더십을 통해 분열된 당을 통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첫 정무직 당직자 인선에서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이해식 의원과 조 의원을 각각 당대표 비서실장과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한 데 이어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본인과 이견을 보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유임한 것도 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적통성을 강조,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친노·친문의 적자'로 여겨지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돼 그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표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소환 빈도를 늘리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15주기였던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를 앞선 용기와 결단으로 마침내 스스로 길이 된 거인의 결기를 잊지 않겠다"며 "김대중의 길이 민주당의 길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가 개인 사업자에게 100억여원에 매각되자 지난 6일에는 페이스북에 "매각 연유가 어찌 됐든 민주당과 내가 김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야 할 주체로서 책임감을 갖고 풀어나갈 방법을 찾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5주기였전 지난 5월23일에는 페이스북에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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