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후 ROE 개선 예상"
손태승 리스크로 금융당국 인수 승인이 관건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에 이어 생명보험사까지 품으면서 향후 밸류업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시장 예상치보다 적은 금액으로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성공해 자본비율 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승인 여부가 리스크로 남아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를 겪고 있어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 인수가액은 총 1조5493억원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품은 종합금융지주로 거듭났다. 

우리금융은 그간 은행 의존도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높은 90%대였다. 이번에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기업 밸류업 제고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기업 밸류업에 있어서 이번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자본금이 얼마나 투입되느냐가 관건이었다. 적은 자본금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고, 탄탄한 자본력을 유지시켜 보통주자본비율 하락도 방어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금융권에서 예상했던 인수 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성공시켰다.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자본금이 예상보다 적게 들어가면서 보통주자본비율 유지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당초 금융권 내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1조원 후반대~2조원 중반대까지 예상했지만, 1조5000억원대에서 인수에 성공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에는 포스증권이 우리종합금융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인수였기 때문에 자본 부담이 거의 없었다. 합병비율은 우리종합금융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 97.1%다.

우리금융은 향후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역량 제고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 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번에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통한 ROE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 순자산가치 추정치가 2조3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 가격은 예상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ABL생명의 합산 연결 순익인 3500억원이 그룹 이익에 더해진다고 가정할 경우 인수금액 1조5500억원 조달을 위한 비용 증가 영향 등을 감안하더라도 약 1%포인트(p) 내외의 ROE 상승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에 대한 승인을 내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을 최종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우리금융측이 동양·ABL생명 취득 결정 공시에서 취득예정일자를 밝히지 않은 점에서 알 수있듯이 최종 인수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라며 "검찰 수사 및 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승인 심사가 미뤄질 수 있고, 인수 시기도 내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은 높지만 인수가 무산된다하더라도 귀책사유 위약금 조항 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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