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조선사 케이조선이 건조한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케이조선 제공 
국내 중형조선사 케이조선이 건조한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케이조선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탱커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대응 여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중형조선산업 2024년도 상반기 동향’ 보고서에서 길이 300m 미만급 선박을 주로 다루는 케이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HJ중공업 등 중형사들의 실태를 조사했다. 

중형선박을 ‘탱커 또는 벌크선 기준 1만DWT(중량톤수)이상 및 선박의 총길이 100~300m 미만 급’으로 정의하고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상반기 수주한 중형선박 총 54척, 12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가운데 이들 중형사들이 수주한 물량은 19.9%인 11척(25만CGT)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80.1%는 현대미포조선에서 가져갔다. 

주력인 탱커와 LPG 선박 부문에서 중형사들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주 비중은 22.6%에서 19.9%로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미포조선은 77.4%에서 80.1%로 점유율을 늘렸다.    

보고서는 HD현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세를 넓히며 중형사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상당수 조선소가 시장에서 퇴출됐거나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인력 부족, RG발급(은행 보증) 제한 등에 처한 중형사들은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은 “중형사들은 주력 선종인 탱커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현재 시황을 기회로 삼아 일감 확보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적으로 RG발급과 인력확보를 위한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형조선사는 중국의 독주 견제, 국내 기자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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