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된 '與몫'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여야 간 신뢰도 헌신짝처럼 내던진 민주"
우원식 의장에 "민주당이 의장 권위 능멸"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야가 당초 합의했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후보자 가운데 여당 추천 인사를 부결시킨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회 교섭단체 간의 대화와 협상의 기본이라 할 최소한의 신뢰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졌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간의 약속 위반이자 민주당의 사기 반칙, 의회 정치 파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권 추천 인사인 이숙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과 여권 추천 인사인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각각 상정됐다. 한석훈 위원 선출안은 재석 298명에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로 부결되면서 결과는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합의를 뒤집었다며 즉각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긴 것이라며 반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한석훈 인권위원은 3년 전 국회가 여야 합의로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선출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라며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석훈 위원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는데 본회의에서 여야 간의 합의를 깨고 부결을 시켰다. 이는 협상의 속임수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여당 추천 (한석훈) 후보자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는 법치 파괴라는 해괴망측한 말을 내뱉었다'는 주장으로 의원들에게 부결표를 던질 것을 선동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에 대한 본인들의 보복성 탄핵을 비판했다는 괘씸죄로 한석훈 위원에게 보복을 가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낳는 이재명식의 무한 보복의 정치이자 이 대표를 향한 민주당의 무한 충성 경쟁인 것"이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아직도 본인이 민주당 당원인 줄 아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말씀드린다"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한석훈 선출안의 제안자는 공식적으로 국회의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한 선출안을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본회의에서 뒤엎은 것은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권위를 능멸한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장을 민주당 의총장처럼 운영하는 행태부터 중단하시라. 그래야 비로소 의장의 권위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