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고려아연은 28일 MBK·영풍측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나선 것에 대해 “투기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실패한 기업 영풍이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비판과 부정적 국민여론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MBK-영풍은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측에 발송하고 14명의 신임 이사 선임안을 상정키로 했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이득홍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등 12명을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넣었다.
MBK·영풍 연합은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지난 4~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 총 11.26%를 사들였다. 이중 고려아연이 확보한 자사주 9.85%를 전량 소각할 경우 최종적으로 고려아연 지분율은 40%대 초반, 영풍·MBK는 42%가량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시 주총은 이르면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국정감사는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MBK·영풍 연합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쏟아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끝내 임시주주총회까지 소집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고려아연의 의결권 있는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지만 30% 후반을 획득하는 데 그쳤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소각의 의존해 지분율을 조금 높이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강조했다.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 시도와 관련해선 “이사진을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M&A를 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억지 명분을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기형적 이사회 구성을 내세우며 오직 경영권 탈취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사냥꾼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MBK와 영풍의 임시 주총 소집은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을 잠시 피해가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MBK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큰 패착이라는 점과 함께 자본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왜 급격하게 좁아지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임시주총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기어이 임시 총회를 소집한 MBK와 영풍은 쓰디쓴 결과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