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북미 시장 공략 강화 등으로 대응 나서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삼성SDI 실적이 악화된 모습이다. 회사측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 등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해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는 올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72.1% 감소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에 포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는 103억원이다.
삼성SDI는 편광필름 사업 양도 결정에 따라 3분기 실적부터 해당 손익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별도 분리했다.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할 경우 매출은 4조2520억원, 영업이익은 1413억원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6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각형 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으나 미주 내 P6 배터리 공급 확대로 매출이 성장했으며,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이 강화된 SBB 1.5 출시 등으로 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전분기 일회성 이익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와 전기차용 판매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파우치형 전지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636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 24% 상승했다.
고부가 OLED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반도체 소재는 전분기와 동등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SDI는 올 3분기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각형 프리미엄 전지를 중심으로 GM과 합작법인(JV) 계약 체결, 유럽과 아시아 주요 완성차 업체(OEM) 신규 수주 확보, 전력용 SBB 1.5 출시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오는 2027년부터 2034년까지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 P6를 생산해 GM에 공급할 예정이며, 생산 규모는 연간 27기가와트시(GWh)로, 추후 협의를 통해 36GWh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JV의 이점인 안정적인 물량 공급과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JV를 운영하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얻은 장점도 함께 향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와의 JV인 스타플러스 에너지 가동 시점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전략마케팅 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첫 셀·모듈 생산거점인 스타플러스 에너지가 올해 12월 첫 번째 라인을 가동해 P6 기반의 셀과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3개 라인은 내년 1·4분기 순차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주요 고객의 신차 출시에 따라 고부가제품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다만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른 고객의 재고조정 영향 등으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미주 내 전력용 SBB 제품 판매의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전력용 SBB 제품과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고출력 전지 판매가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손 실장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친환경 발전 확대에 따라 ESS 수요 증가는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주요 테크 기업들의 탄소 중립 등 기후 목표 달성 추진에 따라 신재생 발전과 ESS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AI 전력 수요에 대해서는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6배인 97테라와트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전력용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ESS 시장 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3분기 20% 이상의 매출 성장에 이어 오는 4분기에는 더 큰 폭의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도 지속 개선될 전망"이라며며 "미국 내 3대 주요 전력회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내년도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형 전지는 수요 회복 지연 등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는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수요 둔화 영향을 최소화하고,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 및 E4휠러 시장 진입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초 양산 예정인 46파이 원형 전지는 주요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자재료 부문은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한 고객들의 재고 감축과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 반도체 소재는 주요 고객의 점유율 유지 및 SOD, EMC 소재 등 신규 진입을 추진하고, OLED 소재는 주요 고객사 신규 제품 출시에 맞춰 적기 진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 회복세에 맞춰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