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투자 축소·운영 효율화 등 내부 단속 강화
삼성SDI, 해외 시장 공략 확대로 수익성 확대 나서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을 뚫기 위한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비 투자 축소 및 운영 효율화 등 비용 저감에 나선다. 삼성SDI는 미국 시장 공략 본격화와 유럽 수요 확대를 통한 수익 개선에 힘을 싣는다.
◇ LG에너지솔루션 '운영 효율화·투트랙 전략'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신규증설 투자 축소 및 속도조절은 물론 자산 운용을 최적화해 지출을 최소화하겠단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7312억원)보다 38.7% 감소, 전분기(1953억원) 대비 129.5%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AMPC) 금액은 4660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설비 투자(CAPAX)를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할 수는 없다"며 "투자의 필요성, 효과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투자에 한해서만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지속한다. 중저가·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동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중저가 배터리 시장에서는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배터리를 통해 표준형 수요에 대응하고, 셀투팩(CTP)을 적용한 LFP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단 구상이다.
46 시리즈 등 신규 폼팩터 양산에도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오창 공장 4680(지름 46㎜·높이 80㎜) 신규 라인 양산 준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일단 4·4분기 샘플 양산을 시작으로 주요 고객들과 공급 일정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설 중인 애리조나 사이트에서 오는 2026년 이후 공급할 계획이다.
◇ 삼성SDI '미국 집중 공략·공격적 투자'
삼성SDI는 내년 북미 시장 본격 공략, 투자 확대에 나선다. 미국 내 첫 셀·모듈 생산거점인 스타플러스 에너지는 오는 12월 첫 라인을 가동해 'P6' 기반 셀과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추가 라인 가동도 내년 1분기까지 완료하겠단 목표다. 이를 통해 AMPC 수혜를 본격화하고 실적 개선도 이루겠단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북미 지역 수요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적 투자도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 30일 실적발표 당시 "주요 완성차 업체(OEM)들과 합작법인(JV) 설립 등으로 추가적인 생산 시설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에서 추가 거점을 확보해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유럽 수요도 점진적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부터 OEM업체들은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15%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정책 지원이 확대되는 양산이다. 독일의 경우 법인용 차량에 대한 전기차 구입 시 세제 혜택과 법인차세 할인 대상 확대를 추진 중이다. 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로, 추가 관세를 발표하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 ESS 사업 고성장 전망…미래 먹거리 '정조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은 두 기업 모두 공략 대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매년 27% 성장, 2035년에는 약 618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고성장을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의 경우 전력망 중심 ESS 수요 고성장과 가격 경쟁력 및 통합 솔루션(SI) 요구, 증대보조금∙관세 등 정책에 따른 현지 공급망 구축 필요성 확대 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중국에서 양산 중인 LFP ESS 셀을 2025년 내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개선하고, ESS 통합 시스템 솔루션에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고객 가치를 차별화하겠단 계획이다. 또 같은 해 ESS 미국 양산 추진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선도적 지위를 확보, 유럽시장에서는 기존 EV 생산 라인의 ESS 라인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역시 LFP 배터리 도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제품 설비·컨셉 등을 확정해 지난달부터 울산에 마더라인을 구축했다. 오는 2026년 양산이 목표다. 삼성SDI 관계자는 "마더 라인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LFP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미국에 현지 거점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