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동박·화학 사업 부진 여파...올해 1조이상 현금 확보
글라스기판 고객사 인증용 샘플 제작 준비…내년 양산 목표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SKC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620억원을 기록하며 8개 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주력인 이차전지 동박사업 부진과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사업 재편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KC는 3분기 매출이 4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고 5일 공시했다. 순손실은 495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SKC는 화학·반도체·이차전지 소재 등 사업 분야에서 그룹의 리밸런싱 전략에 따라 각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동박사업 투자사인 SK넥실리스는 중화권 대형 고객사와의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원가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별로 보면 화학 부문에서는 주력 제품인 프로필렌글리콜(PG)이 꾸준히 최대 생산 능력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환율과 운임 상승으로 인한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산업 수요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는 ISC 테스트 소켓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관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5% 증가, SK엔펄스의 CMP패드 사업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앱솔릭스 글라스 기판 사업은 내년 고객사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추가 확보도 예상된다.
생분해 소재 투자사 SK리비오는 베트남 하이퐁시에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해 내년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SKC는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차입금을 줄이며 재무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SK넥실리스에 대한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금융을 전액 상환, 부채비율을 200%에서 110%로 낮췄다.
◇ 말레이시아·폴란드 동박 공장 가동률 상승 기대
SKC는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내년 상반기 주요 고객사 인증을 완료하며 유의미한 가동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 동박 공장은 연말 1공장(2만5000톤)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고객사 인증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공장은 유럽 시장 수요 회복에 따라 장비 입고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해 대응할 방침이다.
동박사업 투자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SKC는 "올해 동박사업에 4700억원 규모를 투자했으나 내년에는 대규모 투자가 줄어들어 1000억원 미만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SKC 관계자는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기대했지만 업황 회복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력 사업의 기초 체력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