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NCC 설비 구조조정, 석유화학단지의 지역전환 필요”
“메탄 열분해, 히트펌프, 전기가열로 우선 도입” 강조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앞두고 석유화학업계가 위기감 속에 각종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의 NCC. 사진=LG화학 제공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앞두고 석유화학업계가 위기감 속에 각종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의 NCC. 사진=LG화학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탄소감축 과제를 목전에 두고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NCC 설비를 3분의 1 감축하고 석유화학단지의 관리 주체를 지역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사)넥스트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현황과 탄소감축 측면에서 당면과제를 살펴보는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석유화학산업의 넷제로 로드맵’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를 김수강 연구원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영향을 받아 미국도 동종의 탄소무역규제 정책인 CCA 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석화업계가 가격 경쟁력 하락 리스크에 직면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석화기업들은 화석연료를 연원료로 활용해 배출량이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석유화학 산업 배출량은 국가 총 배출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 공정에서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된다는 점에 착안해 보고서는 NCC 공정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이미 국내 NCC 가동률은 2018년 94%에서 2023년 74%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범용제품 기준 최대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여수단지의 위기가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석화업계는 △수소와 전기화를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청정원료를 개발하고 재활용 비중을 확대하며 원료를 대체하고 있다.

NCC 공정의 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공정과정 중 발생하는 부생메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NCC 공정의 연료로 투입하고 있다.

특히 메탄가스를 900~1300°C에서 열분해해 수소와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메탄 열분해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카본블랙을 타이어와 프린트의 원료로 사용한다. 메탄 열분해의 생산비용은 수소 1kg당 2.8달러로 2.7달러인 블루수소 생산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NCC 공정에 사용되는 부생메탄과 LNG 대신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는 전기가열로도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아직까지 효율이 낮다. 일례로 BASF의 파일럿 전기가열로는 6MW의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시간당 4톤의 납사를 처리하는데 이는 기존 NCC납사 처리 규모의 80분의 1에 불과하다.

히트펌프를 이용해 석화단지에서 스팀을 생산하는 것도 NCC 공정에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한가지 방법이다. 스팀은 석화산업의 직접배출(scope1) 배출량의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화학반응, 공정장치 가열, 증류 등에 활용된다.

다만, 현재까지 히트펌프가 도달가능한 최고온도는 165°C이어서 2035년까지 온도를 200~300°C까지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바이오납사와 바이오메탄올를 이용해 석유와 석탄 기반 NCC 원료를 대체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그린수소와 결합해 만드는 e-메탄도 또한가지 대안이다. 그러나 아직 이 방법은 상용화 전으로 그때까지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수강 연구원은 국내 석화업계가 당면한 리스크 헤징을 위해 △NCC 설비 3분의 1 구조조정 △석화단지의 관리 주체를 지역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메탄 열분해와 히트펌프, 전기가열로를 우선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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