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러시아 측이 미국에 대한 농축 우라늄 수출 재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을 강조해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은 미국으로의 우라늄 수출이 여전히 특별한 조건 아래서는 가능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사톰은 성명에서 "러시아 정부의 대미 우라늄 수출 제한은 미 당국의 조치에 대해 예상할 수 있었던 대응으로, 미국에 대한 공급을 허용하는 특별한 라이선스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대한 우라늄 공급은 계약과 적법 절차에 따라 변함없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15일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농축 우라늄의 대미 수출을 일시 제한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자국산 무기의 러시아 본토 후방 타격을 허용하면서 양측간의 갈등이 크게 증폭된 와중인데도 러시아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영원전기업이 관계 개선 가능성을 부각한 셈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도 일시 제한 조치를 발표할 당시 '러시아 연방 기술·수출 통제국에서 발행한 일시적 라이선스가 있는 경우' 미국에 농축 우라늄을 수출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단 바 있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 연방 기술·수출 통제국은 (미국을) 금지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다"며 "우리의 이익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조치는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파병되고,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양측의 긴장감은 급격히 고조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우라늄 수출 재개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미국의 대외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기간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이 심화한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농축 능력의 약 44%를 차지하며 미국이 수입하는 핵연료의 약 35%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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