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빅3’, 3분기 영업익 전년比 감소…경기 악화‧재료값 상승 원인
신성장동력으로 ‘이차전지’ 등 신사업 낙점…스타트업 발굴에도 주력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국내 페인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 감소와 전방산업인 국내 건설‧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페인트업계는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신사업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페인트업계 빅3(KCC‧노루페인트‧삼화페인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환율 및 주요 원재료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3분기 KCC 도료부문의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604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노루페인트의 영업이익은 137억원(전년대비 11.2% ↓), 삼화페인트는 155억원(전년대비 57.1% ↓)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의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고, 환율 및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페인트업계는 대외 변수에 의존하는 도료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이차전지 소재 등 고기능성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불황 극복에 나서려는 움직임이다.
노루페인트는 올해 초 이차전지 소재 13종과 수소에너지 소재 3종을 공개했다. 노루페인트가 개발한 신제품은 배터리 화재 위험을 줄여 주는 기능성 제품으로 △이차전지 셀과 모듈 △팩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인더(접착제) △몰딩제(마감제) △난연 우레탄폼 등으로 구성됐다.
노루페인트가 배터리용 소재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2차전지 소재기업 대주전자재료와 함께 ‘2차전지의 전극용 바인더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며 2차전지 소재 산업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의 일환으로 주력 제품인 도료 외에 에너지 소재, 첨단 소재, 친환경 소재, 고기능성 소재 등 4가지 분야에서 제품군을 확립해 왔다”면서 “내년부터 2차전지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도 이차전지 등 제조 공정에 쓰이는 등 첨단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리튬이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를 안정적이고 고순도로 제조할 수 있는 신규 제조방법 특허를 취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리튬2차전지에 사용되는 전해액 첨가제는 불순물인 염소 이온이 존재할 경우 배터리 성능을 저하한다. 삼화페인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 화합물’로 이뤄진 첨가제 제조법을 개발했다.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는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고 성능 저하를 막아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번 특허 기술은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 화합물의 염소 이온 농도를 줄여 전기화학적 특성을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 화합물 제조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 위험성이 존재했고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렸으나, 삼화페인트는 특허 기술을 통해 이 점을 개선했다.
삼화페인트는 신사업의 경험을 빠르게 쌓기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혁신 스타트업 발굴 및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화페인트는 2차전지와 △기능성코팅소재 △전자재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인공지능) 등 5개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 중이며 우수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기존 전통 사업구조를 넘어 새로운 시장과 사업으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신규 사업 및 제품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