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직후 식품·생필품 등 편의점 매출 급증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전날 라면, 생수 등 각종 물품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편의점들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밤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며 계엄령을 내렸다. 계엄령은 1948년 이래 총 16번 이뤄졌고, 이 가운데 비상계엄은 12번 선포됐다.
이번 비상계엄은 국회 본회의에서 해제 요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됨에 따라 선포 약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불안감에 휩싸인 일부 시민들은 만약을 대비해 인근 편의점으로 달려가 물품 사재기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전날 밤 뉴스를 보자마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앞 편의점에서 일주일치 먹을 즉석밥과 생수를 샀다”며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 사람들이 심심찮게 드나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매출 증가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편의점 A사는 주거 입지 약 4000점을 분석한 결과 비상계엄이 선포된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통조림 337.3%, 봉지면 253.8%, 생수 141%, 즉석밥 128.6%, 건전지 40.6%, 안전상비의약품 39.5% 신장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편의점 B사의 경우 생수는 50%, 즉석밥 70%, 라면 50%, 전기용품(멀티탭 등) 60%, 여행용품 5%씩 매출이 늘었다.
편의점 C사도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이 전날 같은 시간과 비교했을 때 통조림 75.9%, 햇반 38.2%, 생수 37.4%, 라면 28.1%, 건전지 25.7%, 시리얼 14.1%, 빵 12.5% 늘었다.
편의점 D사 역시 C사와 같은 기간 캔통조림 및 라면은 3배 급증하고 생수 및 즉석밥류, 휴지 등은 2배나 매출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에 불안해진 시민들이 주택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급하게 물품을 쟁이는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며 “50~60대 고객 수요가 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