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다채로운 출연진·레퍼토리 준비
시쉬킨·마오 등 1990년대생 협연자 눈길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KBS교향악단 역사상 첫 계관(桂冠) 지휘자 자격을 부여받은 정명훈이 내년 네 차례의 정기연주회와 세 차례의 기획연주회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그는 말러 교향곡, 브람스 전곡,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등 웅장하고 깊이 있는 레퍼토리를 펼친다.
또한 우리 시대를 선도하는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첼리스트 한재민, 메조소프라노 이단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드미트리 시쉬킨·후지타 마오, 색소포니스트 제스 길럼 등이 KBS교향악단과 협연 무대에 나서 젊은 에너지와 혁신적인 해석을 선보인다. 여기에 엘리아후 인발, 레너드 슬래트킨, 엘리자베스 레온스카야와 같은 거장 음악가들이 합류해 한층 깊이 있는 전통의 무대를 완성한다.
KBS교향악단이 2025시즌의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5일 공개했다. 시대와 세대의 조화를 이루는 이번 시즌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물론 다양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2024년 KBS교향악단은 클래식 음악 역사에 의미 있는 한 해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대망의 제800회 정기연주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또한 유튜브 구독자 수에서 클래식 음악 부분 아시아 1위라는 쾌거를 이루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도 성공했다.
소수의 취향에 머무르지 않고 클래식 음악을 다수의 일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도 더욱 다채롭고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된 공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정명훈 일곱 번의 웅장한 여정...거장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명곡의 향연
지난 1998년 KBS교향악단의 제5대 상임지휘자로 활약했던 정명훈은 2022년 악단의 계관 지휘자로 위촉되며 KBS교향악단과의 예술적 인연을 이어왔다. 그동안에도 다양한 기획 및 정기연주회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해 온 그는 교향악단의 중심으로 다시 돌아와 장대한 예술적 여정을 펼친다.
정명훈은 내년 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시작으로 네 번의 정기연주회와 세 번의 기획연주회를 지휘한다. 특히 말러 교향곡 제2번과 6월에 연주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6월 12일 롯데콘서트홀)은 작품 자체의 난이도와 연주의 까다로움 때문에 그간 지휘자 정명훈이 국내 교향악단과는 좀처럼 연주하지 않았던 대곡들이다.
8월에는 정명훈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프랑스 관현악의 기념비적 명작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8월 29일 예술의전당)이 이어지며,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12월에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12월 27일 예술의전당)이 관객들과 만난다.
3월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합동연주로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3월 3일 롯데콘서트홀)을 선보인다. 또한 지난해 KBS교향악단 마스터즈 시리즈에 이어 3월과 6월에도 올해 기획연주회- 마스터즈 시리즈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 사이클을 연주한다.
◇ 엘리아후 인발·한재민-피터 운지안·랜들 구스비 등 세대 뛰어넘는 케미 선사
2025년 시즌의 첫 출발을 알리는 제810회 정기연주회(1월 24일 롯데콘서트홀)는 세대를 넘나드는 특별한 음악적 여정을 선보인다. 90세의 거장 엘리아후 인발(1936년생)과 19세의 슈퍼루키 첼리스트 한재민이 함께하는 무대가 핵심이다. 한재민이 협연하는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제1번은 두 세대가 어우러지는 진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피터 운지안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의 만남(10월 17일 예술의전당)도 주목할 만하다. 토론토 심포니를 이끌었던 피터 운지안(1955년생)은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탁월한 해석자로, 랜들 구스비(1996년생)와의 협연에서 또 하나의 음악적 걸작을 선보인다.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인 구스비는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연주자로, 그가 연주하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 세대와 배경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음악적 교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휘자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협연(6월 12일 롯데콘서트홀) 역시 세대를 초월하는 음악적 여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클래식 음악의 세계적인 거장인 정명훈과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선보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에서 두 연주자의 세대적 차이를 넘어서는 특별한 화합을 기대하고 있다.
◇ 아담스 ‘색소폰 협주곡’·신디 맥티 ‘순환’ 국내 초연
2025년 KBS교향악단 시즌은 베토벤, 브람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러부터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쇤베르크, 아론 코플런드까지 다채롭고 풍성한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특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깊고 장대한 관현악 작품들이 돋보인다. 노련한 거장 요엘 레비가 지휘하는 ‘영웅의 생애’(3월 21일 예술의전당)는 높은 난이도와 방대한 스케일로 유명한 작품이다. 이 곡은 요엘 레비가 2017년 제723회 정기연주회에서 선보인 이후 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5월에는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가 교향시 ‘돈 후안’과 오페라 ‘장미의 기사’ 관현악 모음곡으로 다시 한 번 슈트라우스 음향 세계의 축복과도 깊은 아름다움을 전한다.
9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는 아론 코플런드의 교향곡 제3번이, 11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1번이 연주된다. 또한 쇤베르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7월 18일 롯데콘서트홀)는 후기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신비로운 걸작으로 국내 오케스트라가 좀처럼 연주하지 않았던,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 손꼽히는 곡이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아담스의 색소폰 협주곡(9월 25일 예술의전당)과 신디 맥티의 ‘순환’(11월 21일 롯데콘서흐톨)이 한국 초연으로 연주된다. 2025년 KBS교향악단의 프로그램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교향악의 레퍼런스한 명곡들에서부터 근·현대 프랑스와 미국, 영국 등 20세기 음악까지를 총망라한 충실하고도 감도 높은 레퍼토리로 가득 차 있다.
◇ 시쉬킨·마오·길럼·구스비...1990년대생 협연자들의 열정적 해석 기대
내년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클래식 음악의 ‘현재’를 대표하는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들이 주도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미 국내외에서 큰 팬층을 형성한 ‘클래식계의 아이돌’ 한재민, 드미트리 시쉬킨, 후지타 마오 등이 협연자로 나서 관객을 만난다. 특히 하반기 정기연주회 협연자는 모두 1990년대생으로 구성돼 클래식 음악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1992년생 드미트리 시쉬킨(7월 18일 롯데콘서트홀), 1998년생 후지타 마오(8월 29일 예술의전당), 1998년생 제스 길럼(9월 25일 예술의전당), 1996년생 랜들 구스비(10월 17일 예술의전당)는 각기 다른 음악적 배경과 독창성을 지닌 젊은 연주자들로, 이들이 선보일 열정적인 해석은 클래식 음악의 흐름에 새로운 물결을 여는 여정이 될 것이다.
또한 제820회 정기연주회(11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2025년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와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 10월 결선 무대까지 진행된 후, 협연자가 누구일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관객들에게 더욱 큰 설렘을 안겨줄 것이다. 9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스케줄이 바쁜 여성 지휘자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뉴질랜드 출신의 젬마뉴(9월 25일 예술의전당)가 한국 관객을 만난다. 또한 음악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는 젊은 거장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5월 22일 예술의전당)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한국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를 장식하며 음악적 여정을 이어간다.
KBS교향악단 한창록 사장은 “2025시즌은 클래식 음악이 더 이상 소수의 취향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일상이 되는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젊은 연주자의 신선한 에너지와 더불어, 세계적인 거장들의 깊이 있는 해석이 어우러지는 시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연주로 구성했다.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경쾌한 작품부터 브람스, 쇼스타코비치, 말러, 코플런드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가 준비돼 있어 폭 넓은 음악적 취향을 아우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KBS교향악단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일상적인 경험으로 만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5년 정기연주회 시즌 전체 패키지 티켓은 12월 10일(화) 오후 2시 인터파크를 통해 오픈되며, 기획연주회-마스터즈 시리즈 패키지 티켓은 내년 1월 7일(화) 오후 2시 인터파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티켓 구매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의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