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T 기준 점유율 중국 69%, 한국 18%, 일본 5%
수출입은행 “내년 K조선 점유율 20% 하회할 듯”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중국조선소의 올해 1~11월 선박 수주량이 국내조선소보다 6배(척수 기준)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업체들의 주요 먹거리인 LNG운반선 가격을 넘어섰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누적 수주 규모는 지난달 기준 6033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2159척으로 지난해(4451만CGT·2057척)보다 36% 증가했다.
중국조선소는 이 기간 가장 많은 4177만CGT·1518척(69%)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한국 조선소는 1092만CGT·248척(18%), 일본조선소는 276만CGT·164척(5%)을 기록했다.
중국이 척수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수주의 척도인 CGT 기준으로도 한국을 앞섰다. 선박 발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인프라가 많은 중국이 수혜를 입었단 관측이 나온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조선소는 약 400곳, 이중 절반 가까이 중국에 있다.
중국은 선박 건조 도크 제약이 덜한 만큼 한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LNG운반선 등의 실적도 가져왔다. 그러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경험과 신뢰를 쌓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중국의 수주 척수는 크게 벌어졌다. 2019년 450척(한국 227척·중국 677척), 2020년 528척(한국 200척·중국 728척)에서 2021년 986척(한국 401척·1387척), 2022년 870척(한국 301척·중국 1171척), 지난해 1252척(한국 218척·중국 1470척)까지 격차가 생겼다. 올해 11월 현재 양국간 격차는 1270척에 달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조선소의 글로벌 점유율이 20%(CGT 기준)를 넘길 지 주목한다. 지난 2018년 이후 줄곧 30%(CGT 기준)를 웃돌았던 K-조선 점유율은 지난해 20.9%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조선소는 31.9%(2018), 37.3%(2019), 43.5%(2020), 50.6%(2021), 51.6%,(2022), 59.3%(2023)로 계속 증가했다.
내년에는 LNG운반선 발주가 올해보다 줄면서 컨테이너선, 유류탱커선 등에서 한·중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앞서 올해 국내조선소가 1050만CGT를 수주하며 약 18%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발주량으로 5900만CGT를 예상했다.
다만 내년엔 글로벌 발주량이 4200만CGT로 줄면서 국내 수주는 950CGT(점유율 약 23%)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국내 조선사들은 LNG운반선 수요가 위축될 경우 다른 선종에서 점유율 확대 노력이 예상되나 내년 수주량은 양호한 수준에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주요 선종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 경향은 LNG운반의 수요가 충분했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으나, 단기적으로 상황을 만회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달 기준 선종별 신조선 선가는 LNG운반선(17만4000톤급) 2억60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 2억7500만달러, 대형유조선 1억2950만달러로 형성됐다.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LNG운반선 선가가 초대형 컨테이너선보다 비쌌지만 가격이 역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