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구미 2공장서 통수식 개최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를 국산화하기 위한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노력이 3년 8개월만에 결실을 맺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부와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통수식’을 9일 오전 SK실트론 구미 2공장에서 개최했다.
초순수는 반도체 웨이퍼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용수로 일종의 연마제 역할을 한다. 같이 사용되는 화학약품과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거나 초순수 내부의 미립자로 인해 웨이퍼 표면이 상하지 않도록 H2O로만 구성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인 미립자는 물론 수소이온, 산소이온, 수산화이온 등 이온마저 제거해야 한다. 보통 공업용수를 처리해 초순수를 만드는데 처리과정은 물론 수송하는 배관까지 높은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받는다.
이러한 초순수를 생산하기 위해선 이온물질 농도는 1ppt(1조분의 1) 이하, 용존산소 등 물속의 기체 농도를 1ppb(10억분의 1) 이하로 만드는 고난도의 수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초순수가 의료·바이오, 화학, 이차전지, 디스플레이에 두루 쓰이는 만큼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2021년 4월부터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환경부는 올해 12월 SK실트론에 설치·운영하는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설치함으로써 설계·시공·운영 기술의 경우 100%, 핵심 기자재의 경우 70%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는 하루 최대 12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초순수 플랜트 설계·시공 기술은 한성클린텍 △공급배관은 진성이앤씨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핵심기자재인 △이온교환수지는 삼양사, △자외선 산화장치는 에코셋 △탈기막의 경우 세프라텍 △운영 기술은 수자원공사가 맡아 국산화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SK실트론은 올해 12월부터 2025년까지 국산 기술로 생산된 초순수를 24시간 연속 공급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5년 사업 종료 이후엔 실증플랜트를 이관받아 운형하며 웨이퍼 생산에 활용한다.
이로써 국내 최대 반도체 웨이퍼 생산기업인 SK실트론은 국산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로 만든 SiC 웨이퍼를 국내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해외에도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초순수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국내 2조 2000억 원, 해외 28조 원에 이르며 2028년까지 국내 2조 5000억 원, 해외 35조 5000억 원까지 성장이 예상돼 이번 환경산업기술원의 초순수 국산화 성공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한편, 환경부는 그간 확보한 초순수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후속 연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2031년부터는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구축해 초순수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