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일 최수열 지휘로 예술의전당 공연
김택수 작곡가의 ‘Ongoing’ 세계 초연
국적 다른 세 연주자가 만드는 환상케미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도 기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민병무 기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가 2025년 창단 60주년을 맞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Ⅱ를 이어간다. 지난 15일 교향곡 7번에 이어 새해 2월 1일(토)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번 ‘영웅(Eroica)’을 연주한다. 수석 객원지휘자 최수열이 포디움에 선다.
KCO는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다. 그동안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깊이를 더해왔다. 이번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는 KCO의 음악적 역량과 예술적 비전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특히 대규모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주로 연주되는 베토벤 교향곡을 챔버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재해석해 더욱 섬세하고 밀도 있는 음악적 감동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베토벤 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해석과 감동을 전달한다.
◇ KCO 창단 60주년 기념하는 김택수 작곡가의 ‘Ongoing’ 세계 초연
2월 1일 공연에서는 KCO가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김택수 작곡가에게 위촉한 곡을 세계 초연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김택수의 작품은 세계적인 명문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에 의해 연주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 필하모닉,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들은 그의 작품을 연주하며 김택수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21년에는 국제적인 권위의 버를로우 작곡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더욱 높였다.
이번에 KCO가 초연하는 김택수의 곡은 ‘Ongoing’. 그의 독특한 음악적 언어와 감각이 담겨 있다. 이 곡은 ‘꾸준히 정진해서 나아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사자성어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온고’의 의미인 ‘옛 것을 익힌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KCO는 ‘KCO 모더니즘’이라는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소규모 실내악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김택수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한 적이 있다. KCO는 앞으로도 현대음악의 다양성을 청중들에게 알리고자 대중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 베토벤의 교향곡 중 가장 혁신적이고 대담한 작품 ‘3번 영웅’
이번 무대에서 연주될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은 베토벤의 교향곡 중 가장 혁신적이고 대담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처음에는 ‘보나파르트’라는 제목으로 작곡됐으나, 나폴레옹의 정치적 변절로 인해 ‘영웅’으로 바뀌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개인적인 이상을 음악에 담아내면서, 혁신적인 표현 방식과 깊이 있는 감정을 전달하려 했던 결과물이다. ‘영웅’은 전통적인 교향곡 형식을 넘어서며 더욱 확장된 음악적 언어와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으로, 베토벤의 창조적인 혁신을 엿볼 수 있다.
교향곡 3번은 ‘개인적 서사’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청중에게 인간 정신의 고양과 고난을 함께 보여준다. 나폴레옹을 향한 베토벤의 찬사를 거두고 ‘영웅’을 주제로 삼은 것은, 그가 이상적인 영웅상을 음악에 투영시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음악적 서사는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맥락과 맞물려 깊은 의미를 더한다. ‘영웅’은 베토벤의 혁신적인 음악적 전환점을 나타내며, 전례 없는 규모와 구조로 작곡돼 당시의 청중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음악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 작품으로 여겨진다. 챔버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연주되는 이번 무대에서는 베토벤의 정교한 음악적 구조와 세부적인 표현이 더욱 돋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KCO는 이번 공연을 통해 베토벤이 꿈꿨던 이상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그의 음악적 혁신을 깊이 탐구하고 이를 청중에게 전달할 것이다. 챔버오케스트라만이 선사할 수 있는 세밀함과 유기적인 앙상블로 베토벤의 내면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영웅’ 교향곡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감동을 나눌 예정이다.
◇ 국적이 다른 세 명의 연주가 빚어내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2월 공연의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는 KCO가 주도하는 음악적 교류의 장에서 국내외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점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뛰어난 음악가들로, 고유한 색깔을 더하며 음악적 상호작용을 펼친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BWV 1050)’을 연주하는 데, 이 작품은 KCO의 역사와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곡이다. KCO는 1965년 창단 당시 ‘서울바로크합주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현악 중심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활동해왔다.
이후 2015년 창단 50주년을 맞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로 새롭게 도약하며, 바로크 시대를 넘어 고전·낭만·현대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단체로 자리 잡았다. 이번 60주년 기념 공연에서 KCO는 창단 초기의 정신을 되새기고,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고자 이 곡을 선정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은 플루트, 바이올린, 하프시코드를 포함한 다채로운 악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하나의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특히 이 곡은 세 명의 국적이 다른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는 이색적인 조합으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플루트 김세현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수석을 역임하며, 현재 KCO 수석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KCO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내 오케스트라에서 객원수석으로도 활동하며 탁월한 실력을 자랑한다.
바이올린의 미우라 후미아키는 일본 출신으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예술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기술과 음악성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프시코드의 마체이 스크제츠코프스키는 폴란드 출신으로 고전 음악의 역사적 연주법에 특화된 음악가다. 2023년 브뤼헤의 Musica Antiqua Competition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고전 음악의 세련된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