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선임 관행 깨고 전문가 영입
해외시장 노리며 성장 모멘텀 마련
각종 과제 해결에 리더십 발현 기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우리카드가 그간 이어져 왔던 대표이사 선임 관행을 과감히 깨고 전문가를 통한 쇄신에 돌입했다. 약 30여년간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역량이 검증된 진성원 전 현대카드 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그동안 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던 우리카드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우리카드는 진 내정자를 통해 '대형사 DNA'를 이식하고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제휴 등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수익성 위기를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우리카드 새 대표이사 후보로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을 내정했다. 진 내정자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되며 2026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우리카드를 이끌게 된다.
그간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들을 대표로 선임했던 우리카드는 기존 인사 관행을 깨고 외부 출신이 영입하면서 변화를 통한 쇄신에 나섰다.
우리카드를 이끌게 된 진 내정자는 지난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약 30년간 카드업계에 종사한 베테랑으로 꼽힌다. 삼성카드에서 영업기획, 마케팅 등을 담당했으며 현대카드에서는 마케팅과 금융사업을 총괄했다. 롯데카드 고문으로도 약 1년간 지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2014년 우리카드 출범 이후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전격 발탁했다"며 "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문화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홀로서기 중인 우리카드의 업계 내 위상을 강화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해외시장 공략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마련
기존 관행을 깬 파격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우리카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 상위권 카드사로서의 도약을 준비할 예정이다. 특히 진 내정자가 마케팅·고객관계관리(CRM)·리테일·오퍼레이션 등 주요 영역에서 역량이 검증된 인사로 평가되는 만큼 우리카드가 진행 중인 수익 구조 개선 등의 비용 효율화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기 침체에 더해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인하되면서 향후 카드업계의 성장악화가 예상되자 우리카드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대안을 내놓으며 실적 방어에 나섰다. 현대카드 재직 시절 마케팅실장 및 크로스셀 사업실장 등을 경험했던 진 내정자 역시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카드는 최근 국내외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해외 특화 카드에 업계 유일 서비스를 추가해 글로벌 여행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지난달 29일 국내 대표 여행플랫폼 마이리얼트립과 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었던 우리카드는 지난 6일에도 글로벌 여행플랫폼 호퍼(Hopper)와 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으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해외여행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며 "다양한 글로벌 업무협력과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국 현지 시장 악재에도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한 우리카드는 이러한 성장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던 우리카드는 지난해 영업점 75개로 늘리며 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자산이 2116억원으로 30.5% 늘어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호퍼와의 제휴는 물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해외 진출과 여행 관련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진 내정자를 통한 사업 확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마케팅 등 각종 과제 해결이 급선무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변화를 모색한 우리카드와 진 내정자의 향후 과제는 △마케팅 구조 개선 △독자 결제망 확대 △성장 확대 △건전성 관리 등이 꼽힌다. 특히 그간 우리카드가 마케팅에서 부진했던 만큼 진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빅 3' 카드사를 포함해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와 여행 카드 시장을 장악한 하나카드의 약진으로 신규회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카드는 진 내정자를 통해 마케팅 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가입자에게 유효한 상품을 추가로 개발하는 등 회원 유입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또 지난해 7월부터 독자 결제망을 출범한 우리카드는 독자 카드 회원과 독자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독자가맹점 200만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독자가맹점과 회원 수 추가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 나갈 계획이다.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 역시 진 내정자의 중요 과제다. 지난 3분기 우리카드의 누적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5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우리카드를 새롭게 맡을 진 내정자는 성장세 개선을 통한 실적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의 건전성 관리도 개선 과제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우리카드 연체율은 전년 동기(1.22%) 대비 0.56%포인트 오른 1.78%를 기록했다.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카드에서 SME사업실장을 수행했던 진 내정자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전성 관리에 강점이 있는 만큼 우리카드의 전반적인 대출 업무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진 내정자를 통해 우리카드가 변화를 노렸다"며 "진 내정자의 리더십이 빠르게 장착되면 향후 우리카드도 상위권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