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4일 FELT커피 청계천점에서 세번째 딥 리스닝
​​​​​​​‘더 쾰른 콘서트’ 녹음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감상

키스 재럿(사진)의 1975년 명반 ‘더 쾰른 콘서트’를 함께 모여 감상하는 세 번째 딥 리스닝 시리즈가 1월 24일 밤 11시 30분 FELT 커피 청계천점에서 열린다. ⓒ유니크피스 제공
키스 재럿(사진)의 1975년 명반 ‘더 쾰른 콘서트’를 함께 모여 감상하는 세 번째 딥 리스닝 시리즈가 1월 24일 밤 11시 30분 FELT 커피 청계천점에서 열린다. ⓒ유니크피스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민병무 기자] 1975년 1월 24일 밤 11시 30분, 미국의 재즈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키스 재럿(Keith Jarrett)은 독일 쾰른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그는 마치 고전시대의 모차르트가 그랬던 것처럼 독일 음반사 ECM과 긴 연주여행에 나섰다. 1972년 하이델베르크에서 첫 즉흥연주를 했고, 1973년 브레멘과 로잔에서의 실황연주를 첫 번째 솔로 콘서트 음반으로 남기며 쾰른에서 투어를 이어나갔다.

이날 콘서트는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늦은 밤 11시 30분에 열렸다. 당시 그는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꼴로 연주를 했고, 공연을 위해 쾰른에 도착했을 때는 극심한 피로와 허리 통증, 거기에 연주용 피아노가 준비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준비된 피아노는 고음과 저음을 충분하게 내지 못했고 페달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연습용이었다. 공연은 거의 취소될 위기였지만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청중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충분한 울림을 주지 못하는 피아노 때문에 여느 때보다 건반에 많은 힘을 실어 연주했다. 하지만 이 날 공연은 그가 이전에 수없이 연주했던 그 어떤 즉흥 공연보다 더 특별하고 독창적인 연주가 됐다. 이때의 콘서트를 녹음해 탄생한 음반이 ‘더 쾰른 콘서트(The Köln Concert)’다. 명반이다.

키스 재럿의 1975년 명반 ‘더 쾰른 콘서트’(사진)를 함께 모여 감상하는 세 번째 딥 리스닝 시리즈가 1월 24일 밤 11시 30분 FELT 커피 청계천점에서 열린다. ⓒ유니크피스 제공
키스 재럿의 1975년 명반 ‘더 쾰른 콘서트’(사진)를 함께 모여 감상하는 세 번째 딥 리스닝 시리즈가 1월 24일 밤 11시 30분 FELT 커피 청계천점에서 열린다. ⓒ유니크피스 제공

‘전설’이 된 그 날의 연주를 50년이 지나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감상하는 특별한 순간을 준비했다. 전시제작사 유니크피스(UNQP)는 오는 1월 24일 밤 11시 30분 FELT 커피 청계천점에서 세 번째 딥 리스닝(Deep Listening) ‘키스 재럿의 더 쾰른 콘서트’를 연다.

음악 듣기가 개인적 경험을 벗어나 다양한 공간 속에서 다른 이들과 음악을 공유하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딥 리스닝 세 번째 시리즈다. 아르보 패르트의 한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감상한 ‘타불라 라사’, 류이치 사카모토가 남긴 한 곡을 다양한 버전으로 감상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에 이어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이 펼쳐냈던 한 공연을 온전히 감상한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블루투스 이어폰의 보급으로 음악 감상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딥 리스닝은 잠시 이어폰을 내려놓고 공간을 메운 음악을 그 공간 속에 자리한 사람들과 함께 감상한다.

‘키스 재럿의 더 쾰른 콘서트’ 감상 공간은 서울 청계천에 자리한 FELT 커피다. 오페라 무대의 붉은 커튼을 두른 듯한 FELT에서 자정을 앞둔 늦은 밤 울려 퍼질 음악은 50년 전, 쾰른 오페라 하우스를 채운 1400여 관객이 느꼈던 그 날의 감정을 그대로 소환할 것이다.

키스 재럿은 7세의 나이에 자작곡이 포함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졌을 만큼 클래식 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으나 고등학교 시절 재즈에 빠져 본격적인 재즈 아티스트의 길을 걸었다. 마일즈 데이비스, 찰스 로이드 등의 밴드에 참여해 연주를 했고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솔로 연주자의 행보를 시작했다.

록 음악에 밀려 하향세에 있었던 당시 미국 재즈신에서 솔로와 더불어 트리오, 콰르텟 활동으로 이례적인 인기와 성공을 얻었다. 재즈뿐만 아니라 클래식과 가스펠, 블루스, 포크 등 키스 재럿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는데 특히 특유의 허밍과 몸짓을 동반한 즉흥연주는 이제 그를 상징하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1990년대 후반, 건강 문제로 긴 시간 칩거에 들어갔던 그는 차분한 음악으로 집에서 녹음한 ‘The Melody at Night, With You’로 활동을 재개했는데, 이 음반은 재즈의 스탠더드 넘버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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