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의원 '학생 전원 구조 오보 보도 경위' 자료 분석
재난방송사 KBS는 타 방송사 정정보도 때 오보 내보내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학생 전원 구조 오보 보도 경위'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일 '전원구조' 오보는 MBC가 지난달 16일 오전 11시 1분 처음으로 방송했다.
MBC의 방송 후 2분 뒤 채널A가 오보 방송을 했고, 자막과 앵커 멘트, 기자 리포트를 통해 즉각 전국 방송사로 퍼졌다. 재난 주관방송사인 KBS는 가장 늦게 오보를 전했다. KBS의 오보 방송 시간은 오전 11시 26분. 이미 다른 방송사들이 정정 방송을 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최초 정정보도는 오전 11시 19분으로 확인됐으며, 최초 보도를 한 MBC는 오전 11시 24분 정정보도를 내보냈다. KBS는 이보다도 늦은 시간에 오보를 방송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였다.
그간 '전원 구출' 오보 과정은 경기도교육청이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를 잘못 보낸 탓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경 단원고 교사가 단원경찰서의 어떤 경찰관으로부터 '학생 전원구조' 소식을 전해 들은 후 오전 11시 6분경 단원고에서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알린 것이다. 그 후 경기도교육청에도 보고해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이 오전 11시 9분경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이라는 문자를 교육청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의원이 공개한 MBC의 오보 보도 시간을 따져보면, MBC는 경기도교육청이 기자들에게 문자로 소식을 알리기도 전에 오보를 내보냈다. 또 단원고에서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전이다. MBC는 미확인 소문을 사실로 단정해 보도해 구조 상황에 큰 차질을 빚게 만든 셈이다.
최 의원은 "재난상황에서 방송들이 무분별한 속보 경쟁이 결정적 원인임이 밝혀진 것"이라며 "행정 당국의 발표도 있기 전에 떠다니는 소문을 근거로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내고 '오보의 확대 재생산' 경쟁을 촉발한 MBC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KBS 또한 뒤늦게 오보 대열에 동참해 혼란을 키운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MB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MBC가 가장 먼저 냈다는 최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제대로 된 확인 없이 보도자료를 낸 것은 문화방송을 악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