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13개월 만…'16' 연호하며 공권력 규탄
시위대 3명 체포…'퍼거슨·볼티모어 폭동' 재현 우려
경찰차 내부 카메라에 녹화된 이 영상은 소리는 녹음되지 않았지만 당시 칼을 들고 경찰차 타이어를 긁던 맥도널드에게 경찰이 지속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다이크는 맥도널드를 발견한 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총을 쐈고 맥도널드가 쓰러지고서도 13초 동안 총격을 가하는 등 16발을 난사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후 시카고에서는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카고 시내 미시간 가 등으로 나온 시위대 수백 명은 "16"을 연호하면서 경찰과 충돌했고, 이 가운데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을 태워 가려는 경찰 승합차를 막기도 했다. 방독면을 쓰고 시위에 나서거나 경찰이 친 폴리스라인을 밀어내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시카고 흑인단체 관계자는 "우리는 그저 잔인한 경찰이 흑인의 목숨을 앗아갔을 때 이 도시, 경찰, 너무도 많은 사람이 보여준 무관심에 좌절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영상이 공개됐지만 흑인 청년이 무고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시위가 실제로 발생하자 시카고 시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영상을 본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고 항의 시위를 원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대립의 장벽보다는 이해의 다리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흑인 청년 피격 사망 사건으로 폭동이 일어난 '퍼거슨'과 '볼티모어'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비디오 공개와 관련, "흑인 청년의 피격 사망 사건이 있은 퍼거슨과 볼티모어에서의 소요 사태가 시카고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퍼진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의 가족은 "우리보다 더 분노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크게 외치고 싶다면 평화적으로 하라. 맥도널드의 이름으로 폭력에 의존하지 말라"고 폭력적 시위에 반대했다. 시카고 시는 지난 4월 맥도널드 가족에게 합의금 격으로 500만 달러(약 57억 원)를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