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순익 매해 평균 2조원 이상…막대한 카드사 마케팅 비용 줄여 소상공인 보호”
“업계 측, 마케팅 비용 줄이라는 것은 영업 하지 말란 소리…수수료 꾸준히 감소 추세”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카드사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는 소상공인들이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국마트협회를 비롯해 상인단체 20여개로 구성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날 집회에선 한국마트협회 배송 차량 100여대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서 광화문 일대를 도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또한,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과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신규철 투쟁본부 집행위원장 등 본부 산하 대표자급 인사 10여명이 카드사들과 금융위 등 금융 당국의 카드사 수수료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감행했다.
투쟁본부 측은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카드결제금액과 결제비중 증가로 인해 매해 평균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추세”라며 “전업 카드사들의 2018년 상반기 순익은 전년 대비 50.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철 투쟁본주 집행위원장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막대한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실현된 수치임을 감안할 때, 카드사의 자영업 일반가맹점에 대한 불평등한 고율의 수수료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쟁본부 측은 무엇보다 카드사들이 지출하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수료 인하를 보전하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결산 기준 6조700억원으로 전체 카드수수료 수입인 11조7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그간 카드사는 매년 2조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막대한 배당잔치를 해왔다는 것이 투쟁본부 측의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공시기준) 카드사들의 배당액은 총 1조1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배당액은 무려 6000억원에 달했다.
신규철 위원장은 “최고수수료율을 1%대로 인하해도 카드업계의 2조원대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지 않는다”며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소비 중 카드결제 비중이 68%에 달하고, 매해 카드결제 총액과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소매업의 경우 카드결제 비중이 이미 90%에 육박하고 있어, 전체 결제시장 규모의 성장으로 카드수수료 수익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이같은 소상공인들의 주장이 일고의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 11년간 카드사 수수료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어왔다”며 “가맹점 수수료가 4%에 달했던 과거에 비교하면 현재 수수료는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데 당연히 카드사들의 사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3955억원으로, 전년 동기(7806억원) 대비 49.3%나 감소해 실적이 반 토막 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일부 소상공인들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수료 인하에 보전하라는 것은 카드사들 간에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억지”라며 “마케팅 비용은 업계에서 경쟁하는 소비자들을 유치해 실적을 높이기 위한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