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식의 아버지’, “식생활이 건강 좌우”…자기 치유 힐링센터 ‘수피움’ 운영

사람의 몸과 건강은 사는 방식, 먹는 음식에 따라 결정…바른 먹거리 중요

‘수피움’ 치유 프로그램 통해 스스로 면역력 높이고 건강 유지하는 법 전해

체험공간애서 김수경 박사가 웃고 있다. 편백나무, 황토, 참 숯 등으로 만든 공간이다.
김수경 박사는 ‘생식의 아버지’다. 국내 처음으로 생식을 개발했다. 1988년, 동결건조방식으로 ‘생식케일’을 선보였다. 생식으로 병이 낫는다고 말하면 펄쩍 뛴다. “병은 환자 스스로 치료한다. 생식 등 좋은 먹거리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인다. 스스로 치유를 돕는다”라고 말한다.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수면, 좋은 공기, 맑은 물이 몸의 면역력을 높이듯이 생식도 마찬가지, 라고 말한다. 김수경 박사. 고려대(식품공학)를 거쳐, 일본 유학, 고려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원도 영월 상동읍 깊은 산골에서 ‘힐링센터_수피움’을 운영 중인 김수경 박사를 만났다. 새해다. 건강, 건강법을 듣는다

우리 몸은 강한 치유력 지녀

설날 직전에 인터뷰가 있었다. “영월군 덕분에 제법 그럴 듯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영월군 상동읍 선바위길 94. 수피움의 위치다. 실제 가보면 ‘첩첩산중’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영월이 이미 산간오지다. 그중 상동은 더 깊이 들어가는 곳이다. 바로 위에 선바위가 있다. 해발 1042미터. 오죽하면 이름이 ‘바위가 서 있다’는 선바위일까? 저 멀리, 위로 바위산이 자리한다. ‘수피움’은 그 바위, 산 아래 자리한다.

TV 프로그램에 만병통치, 만병통치약 같은 대체의학, 대체의학자들이 등장한다. 대체의학자인 김수경 박사는 완강하게 거부한다. “그렇지 않다. 틀렸다.” 특정식품, 먹거리는 약이 아니다. 보양식은 물론 없다. 우리가 먹는 모든 식품이 보양식이다. 밥상 위에 보약 있다고 했다. 물, 공기, 김치, 된장찌개, 밥, 각종 나물 반찬, 생선, 고기가 모두 보약이다.

수피움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을 위한 밥상이다. 채식 위주의 밥상. 된장 등은 직접 담근 것이다.
우리의 몸은 이런 먹거리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는다. 음식을 먹고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한다. 이 에너지로 일을 하고, 쉬고, 잠을 잔다. 먹거리는 몸을 만들고 유지한다.

19세기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 1755∼1826년)이 말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말해주겠다”

“우리 몸은 굉장히 정밀하게 설계된 조직입니다. 스스로 복원력이 있지요. 인간의 장기 중 상당수는 망가져도 곧 복원합니다. 망가져도 조금만 도와주면 곧 낫습니다. 간이나 콩팥 등이 쉬 복원되지 않는 장기이고 상당수는 스스로 복원합니다. 간, 콩팥은 대부분이 망가져도 적당하게 작용을 하지요. 그래서 ‘미련한 장기’라고 하는데, 실제 미련한 건 인간 자신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망가져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돌아설 줄 모르죠. 결국 미련한 인간 때문에 오랫동안 잘 버티던 몸의 장기가 끝내 망가지는 것이지요.”

사람의 몸과 건강은 사는 방식, 먹는 음식에 따라 결정된다. “인간은 평생 몇 가지 일(?)을 합니다. 밥 먹고, 노동하고, 운동하고, 쉬고, 자고, 놀고, 성생활하고, 이런 것들입니다. 이게 우리 몸의 건강과 질병을 만들어내지요. 노동, 운동은 닮은 데가 있고, 쉬고, 자고, 놀고 하는 것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먹고, 쉬고, 일하면서 평생을 보냅니다. 식생활에 따라서 건강의 상당 부분이 결정됩니다. 바른 먹거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영월 숯가마에 터를 잡다

2018년 봄, 영월군과 협의하여 현재의 자리에 ‘수피움’을 세웠다. 그 후 1년 가까운 시간을 ‘수피움’을 완성시키는데 쏟아부었다.

소박한 문패가 달려 있다. 쉼터이자 건강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힐링센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했습니다. 병원처럼 치료를 하는 곳은 아닙니다. 단순히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스스로 낫는 방법을 알려주는 공간입니다.”

‘자기치유센터(self healing center)’인 셈이다.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다.

체험 프로그램 중 케일 팩을 하는 공간이다.
“병을 치료하면 병원이지요. 현대의학의 발달로 예전이면 손도 못쓰고 돌아가실 분들이 수명을 상당히 연장하게 되었지요. 현대의학 역시 빛과 그림자 부분이 있습니다. 항생제의 발달로 ‘균’의 문제는 상당히 해결을 했습니다. 바이러스의 경우는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암 치료를 하는 현대의학이 감기를 치료하는 건 어려워하죠.”

체험 프로그램 중 족욕을 위한 공간. 편백 나무다.
‘생활습관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치료법이 없다. 이른바 대증요법이거나 단순한 증상 치료에만 매달린다. ‘생활습관병’은 일본인들이 이름 붙인 것이다. 당뇨, 혈압 질환, 아토피 등이 대표적이다. 당뇨는 췌장의 인슐린 제조, 분비기능이 망가진 경우다. 양질의 인슐린을 제때, 적절한 양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당연히 몸속의 영양분도 적절하게 분해되지 못한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영양분, 당분의 대부분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병균이 침투하여 생긴 질병이 아니다. 생활습관이 잘못 되어서 시작된 질병 아닌 질병이다. 한번 망가진 췌장은 쉬 복원되지 않으니 치료 방법은 없다.

깔끔하고 정갈한 실내분위기. 숯, 황토 등으로 내부를 마감했다. 나무는 편백나무.
“생활습관병은 환자 스스로 치유해야 합니다. ‘치유(CARE)’와 ‘치료(CURE)’는 다릅니다. 치료가 외부의 힘으로 몸을 낫게 하는 것이라면 치유는 스스로 생활습관을 바꿔서 면역력을 높이고 몸을 낫게 하는 것입니다. 음식, 수면, 운동을 통하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지요. ‘수피움’은 이런 치유법을 알려드립니다.”

현재의 자리에 ‘수피움’을 만든 것은 엉뚱하게도 ‘열(熱)’ 때문이었다. “영월군에 와서 처음 이 장소를 봤을 때 한눈에 반한 부분이 바로 숯가마였습니다. 나무를 태워서 숯을 만드니까 열이 발생합니다. 그걸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숯가마는 작동하고 있다.

원래 참숯을 구워내는 공간이었다. 지금도 양질의 숯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숯이 상당히 좋습니다. 현재 숯가마에서 만드는 숯도 고가로 팔려나가지요. 숯가마는 영월군 소유공간입니다. 저는, 말하자면, 세를 살고 있지요.(웃음) 숯가마가 아니라 숯가마의 열이 탐이 났습니다.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인데 이걸 잘 이용하면 아주 좋은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방에서는 몸의 열을 중요하게 여긴다. 잘못된 허열(虛熱)이 아니라 적절한 체온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 현대인은 찬 음식을 먹고, 추위에 노출되며, 때로는 지나친 보온으로 오히려 몸의 체온을 떨어뜨린다. 체온을 적절하게, 높게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수피움’ 내의 공간 중에는 숯을 10센티 이상 깐 곳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간에 숯을 깔고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제대로 된 황토방과 숯을 깐 공간입니다. 물론 열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고요.”

선바위 등이 있는 인근의 경치, 물, 공기, 바람은 덤이다. 소유는 영월군이다. 김수경 박사는 “세 들어 사는 입장에서 주인을 아주 잘 만났다”며 웃었다. 숯가마와 더불어 산과 공기, 물 등과 치유센터 공간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수피움, 자기 치유 공간

보름 사이, 선바위에 다녀오는 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몇몇 사람들이 현재 ‘수피움’에서 지내고 있다. 자기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처음에 선바위에 다녀오는 시간이 4시간 정도였던 분이 있습니다. 큰 병에 걸린 사람입니다. 열흘 정도가 지나니 다녀오는 시간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그 후로도 조금씩 시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많이 걷는 것이 건강에 좋습니다. 운동을 통해 몸의 체온을 높이는 것은 의외로 치유 효과가 큽니다. 공기 맑고, 바람도 아주 잘 불고, 이런 환경에서 걸으면 건강과 치유에 도움이 됩니다.”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을 위한 생식식단.
먹거리는 생식위주다. 채소, 과일을 많이 먹는다. “날 것으로 먹어서 좋은 부분도 있습니다. 불로 조리하는 음식의 장점도 많지만 날 것으로 먹었을 때 챙길 수 있는 영양소, 미네랄 등도 많습니다. 가능하면 생식을 권합니다. 생식 식단도 개발했고요. 먹거리, 운동,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내면 자연스럽게 몸의 면역력은 높아집니다. 이 공간에서 며칠 동안 지내면서 건강에 대해서 스스로 깨달아야지요. 그걸 도시에 나가서도 유지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걸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 동안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참숯가마 찜질’이나 앉아서 체험하는 ‘좌훈’, 경락봉 마사지, 게르마늄 발 마사지, 프라즈마, 족욕(足浴) 등 7가지 코스를 묶었다. 하루 동안 어느 코스나 편한 대로,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 수 있다.

'수피움'에서는 생식 위주의 치유 식단을 제공한다.
“‘수피움’에서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는 겁니다. 다른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길 건지 그걸 가르치는 공간입니다. 우리 속담에 ‘부뚜막의 소금도 입에 넣어야 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배워도 스스로 시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여기서 며칠이라도 체험을 하고 꾸준하게 스스로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요. 그걸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수피움’의 인터넷 주소는 ‘www.soopioom.com’이다.

‘수피움’ 인근의 건강 맛집들

장릉보리밥집

오랫동안 보리밥 비빔밥을 내놓고 있는 식당이다. 음식이 깔끔하다. 단종의 장릉 옆에 있어서 장릉 보리밥집이다. 장릉 주차장에서 조금 외진 곳이다. 식당 뒤 화단 풍경은 덤.

구와우순두부

산골에 있는 수수한 순두부 식당이다. 음식은 내공이 깊다. 반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오전 시간에 만나는, 막 만든 순두부는 상당히 고소하다. 읍내에서 떨어진 곳.

동광식당

콧등치기국수, 족발 등이 아주 좋다. 족발은 황기를 첨가해서 ‘황기족발’이라 부른다. 황기와 더불어 족발을 찢어서 내놓는 모습이 아주 좋다. 써는 족발과 다르다.

동박골

강원도 산골 가정에서 먹던 곤드레 밥을 식당에서 메뉴로 처음 개발, 선보였다. 돌솥에 곤드레 밥을 지은 다음, 그릇에 옮겨 비벼 먹는다. 곤드레 나물 양이 넉넉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