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의석 포함 160석으로 개헌안 발의선에 4석 부족

아베 "한국이 답변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 논의 안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21일 치른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전체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지만, 개헌 발의선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개헌 세력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여권은 과반을 확보하고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은 자위대를 헌법 9조에 담는 방향의 개헌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아사히신문의 집계에 따르면 개선(신규) 의석(124석) 가운데 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 등 두 집권 정당이 71석을 얻었다.

비개선(기존) 의석 70석을 가진 두 여당은 개선·비개선 의석을 합쳐 절반(123석)이 넘는 의석을 유지하게 됐다. 일본유신회(10석) 등을 포함한 개헌 세력이 이번에 확보한 의석은 81석에 머물렀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7석, 국민민주당은 6석, 공산당은 7석, 신생정당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는 2석을 각각 얻은 상태다. 무소속이 확보한 의석은 10석으로 파악됐다.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의 승패 기준을 보수적으로 잡아 53석 이상만 얻으면 되는 여당 과반 의석 확보로 제시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한 셈이 됐다.

하지만 자민당 의석수는 압승을 거뒀던 6년 전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당시 선거에서 자민당은 66석을 얻어 단독으로 선거 대상 121개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었다.

이로써 기존 의석을 포함한 개헌 세력이 얻은 의석은 160석으로 개헌안 발의선에 4석이 부족해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했다. 참의원의 개헌안 발의선은 3분의 2인 164석이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를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담는 개헌 추진에 대한 유권자 평가로 규정하고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아베 총리는 국가 간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개헌을 추진해 왔다.

개헌 국민투표 발의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다.

중의원에서는 현재 전체 465석 중 자민·공명 두 여당이 314석을 갖고 있어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21일 밤 헌법 개정 논의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전개하고 싶다"며 "다른 당과 무소속 의원들과도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일본의 보복조치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 상황과 관련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는 이날 민영방송 아사히TV의 참의원 선거 개표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한일 청구권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전후 태세를 만들면서 서로 협력하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구축하자는 협정"이라며 "이런 협정에 대해 위반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