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미사 Requiem'-쥬세페 베르디가 작가 만조니에게 바친 죽음의 송가(頌歌)

스테판 프리어스 감독의 '더 퀸'에서는 대영제국의 공주에서 이혼 후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받다 비명횡사한 다이애나 공주의 비극적 삶을 위로해 주는 멜로디로 '레퀴엠' 중 'Libera me'가 사용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은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모든 예술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숙명론.

이 때문에 고전 음악가들은 '생명의 탄생을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전주곡'으로 받아 들였다.

종교권에서는 '생몰(生沒)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죽음은 고통으로 부터의 해방'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죽음은 인간의 영원한 삶을 향한 한 가지 과정'으로 풀이해 '사자(死者)들을 위한 미사곡'을 다수 작곡했다.

'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하는 단어로 교계에서는 '죽음 이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잠시 편히 쉰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클래식계에서 '레퀴엠'은 종교음악의 백미(白米)로 평가하고 있어 '모차르트' '포레' '브리튼' '베를리오즈' '브람스' 등이 모두 각자의 음악적 특성을 담은 곡을 발표한 바 있다.

베르디 '레퀴엠'은 이태리의 애국적 시인으로 추앙 받았던 만조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으로 작곡돼 역시 불후의 명곡으로 애청 받고 있다.

1873년 5월 만조니 타계를 전해들은 베르디는 '걸출한 작가의 죽음을 목도하고 깊은 비탄에 빠져 있습니다. 밀라노에서 진행되는 장의(葬儀)에 참석할 기력도 없지만 애도의 뜻을 표할 생각입니다'는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 이목을 끌어냈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1874년 5월 만조니 사후 1주년을 맞아 밀라노 성 마르코사원에서 초연된다.

'레퀴엠'은 통상 엄숙함을 띄게 되지만 베르디의 곡은 '테너와 베이스 합창, 첼로와 트럼펫 그리고 목관 악기'의 적절한 사용 등을 통해 극적 감동을 자아내는 동시에 화려함도 갖추고 있는 명곡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음악 비평가들은 '독창과 합창이 어우러지는 부문은 오페라를 감상하는 듯한 힘찬 활력을 전달 시켜 주어 미켈란젤로의 그림 『최후의 만찬』과 흡사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격찬을 보내고 있다.

다이아나 공주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연이어 맞게 되는 예상하지 못한 곡절을 다룬 작품이 스테판 프리어스 감독의 <더 퀸 The Queen>(2006). 만인의 환대를 받는 대영제국의 공주에서 이혼 후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받다 비명횡사한 다이아나 공주의 비극적 삶을 위로해 주는 멜로디로 '레퀴엠' 중 'Libera me'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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