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과열이 매출·투심에 영향…신규 업체 유입도 '부담'
주요국 유동성 축소 가능성 부정 여파…구조적 변화 관건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옥션의 기업공개(IPO)는 일단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6~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1745개 기관이 참여해 1638.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의 최상단인 2만원으로 확정됐다. 12~13일 일반청약에서도 1408.33대 1의 경쟁률, 약 5조630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케이옥션은 이후 납입절차를 거쳐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케이옥션이 보유한 데이터와 신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K-Office'를 도입하면서 고객의 모든 경매 응찰 참여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했으며 최근에는 물류, 영업 등에서도 사용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옥션은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 중 40억원을 K-Office의 고도화, 보안성 개선에 쓸 계획이다.
또한 케이옥션은 자회사인 '카이아트론대부' '케이아트대부' '케이론대부'의 대부업 면허를 최근 반납했다. 이후 각각 아르떼케이, 아트네이티브, 아르떼크립토로 상호를 변경한 후 작가 매니지먼트·파트너십 체결, 해외 미술품 매입·판매, 신규 미술품 시장 진출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자회사의 신규 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최근 과열 양상이 상장 후 케이옥션의 매출, 투자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케이옥션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서울옥션과 함께 최근 3개년 평균 미술품 경매 시장 점유율 87.9%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옥션 측은 당분간 이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현재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고 신규 경쟁 업체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싱경쟁 과열 △시장 점유율 하락 △수익성 축소 등이 투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수수료율은 현재 경매 유형, 낙찰 가격 등에 따라 상이하나 평균 15~18%를 고객으로부터 수취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경쟁업체의 유입으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 케이옥션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으며 만약 수수료가 1%포인트 줄어들 경우 매출액은 13억4400만원이 감소한다는게 회사 측의 추정이다. 수수료 수입은 전체 매출액 중 77.2%(2021년 3분기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케이옥션의 사업상 큰 위험은 미술품 경매시장의 과열 이슈다"라며 "지난해 경매시장이 성장한 이면에는 인기작가 쏠림 현상, 소장이 아닌 시세차익에 집중하는 현상 등 어두운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발적인 유동성 증가, 자산가격 급등과 궤를 같이 하는 현상이다"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최근 통화긴축 행보가 미술품 가격, 경매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규콜렉터 유입, 미술시장 저변 확대, 온라인 경매 시장 성장 등 구조적 변화가 다운사이클 전환 위험을 얼마나 줄여줄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