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경영 차원…저가 매수 기회로도 활용

셀트리온, HK이노엔, 유한양행,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각사 제공
셀트리온, HK이노엔, 유한양행,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각사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성수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주가 떨어지자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오너들까지 주식을 사들이면서 책임 경영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50만 7937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약 800억원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2일부터 오는 5월 21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자사주 매입 발표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달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고, 이달까지 약 87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번 추가 자사주 결정으로 셀트리온이 올해 매입을 결정한 총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5만 5883주다. 약 1700억원 규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67만3854주, 43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19일부터 5월 18일까지 총 63만주를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400억원 수준이다.

유한양행도 지난 16일 200억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 15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종근당과 HK이노엔도 지난 10일 각각 100억원, 24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오너일가와 경영진들도 주식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장남인 이주원 종근당산업 이사는 지난 7일 종근당홀딩스 주식 5045주를 매입했다.

이 회장 차녀인 이주아씨도 지난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종근당홀딩스 주식 7140주를 사들였다. 이씨는 지난 8일과 11일에도 각각 주식 606주, 925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만 종근당홀딩스 주식 8671주를 사들인 것이다.

대화제약의 최대주주인 김수지 명예 회장은 지난달 장매매수를 통해 8950주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16일 1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도 강국진 회장과 박근주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 등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1개월동안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 8만여주를 매입했다.

앞서 지난달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도 지난달 장매매수를 통해 각각 자기 주식 3000주, 1만주를 매수했다.

제약사와 경영진들이 잇달아 주식 매수에 나서는 것은 최근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국내 증시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인 데 따른 책임 경영 차원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21일 기준 3044.30으로 1년 전(지난해 2월 22일)보다 34.6%(1612.0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말(3721.17)과 비교해서는 18.1%(676.87포인트) 하락했다. KRX헬스케어지수에는 제약바이오 종목 92개가 포함돼 있다.

또,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저가 매수에 대한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제약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일례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이 1조8908억원으로 연간 최대실적을 써냈다. 종근당도 지난해 매출액이 1조345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주가가 기업의 실적 대비 저평가 됐다고 판단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주가치 제고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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