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유지 받들어 완주? 고인 욕보이지 말라”
“정치는 현실…고귀한 결단에 감사”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를 전격 선언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것을 두고 지지자들의 반응이 엇갈리며 내홍이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신의 정치인"이라며 안 대표의 지지를 철회하는 의견도, "대의에 따르는 것은 철수가 아니다"라며 안 대표 결정을 지지하는 반응도 보였다.
안 대표의 팬카페 '안국모(안철수와 함께하는 국민 모임)'에는 3일 야권 단일화에 관한 지지자들의 여러 반응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자고 일어났는데 이게 왠 날벼락이냐”면서 당혹감을 드러내거나 안 대표가 단일화를 선언한 직후 배경을 추론하기도 하면서 '지지 철수'의 성토 또는 '계속 지지'의 응원을 밝히기도 했다.
먼저 안 대표에 대한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힌 지지자들은 "10년을 조롱 받으며 안철수 지키기에 애써온 지지자들에게 이건 배신이다. 철수의 정치인이 아니라 배신의 정치인이다", "이번엔 다를 줄 알았는데 또 철수하느냐. 비겁한 정치에 신물이 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그렇게 조롱을 당해놓고도 단일화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양당 기득권 정치에 신물이 나 안 후보를 응원했는데 이렇게 큰 당으로 들어가 버리면 국민의당 존재 이유가 없지 않느냐” 등등 실망감, 배신감을 토로하는 글을 적었다.
안 대표가 지속해서 윤 후보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대선 완주의지를 거듭 피력해온 만큼 이번 단일화 선언에 안 대표의 일부 지지자들은 당혹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대표의 결단 배경을 추론하며 옹호에 나선 지지자들도 존재했다. 이들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압박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정치는 현실이지 않느냐"거나 "안 대표의 결단을 믿는다" 등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국민의당 공식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도 단일화 관련 지지자들의 글이 폭주하며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단일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존경스럽고 고귀한 결단”, “위대한 결정 하셨다” “결단에 감사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반면 “배신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될 것” “고인 유지 받들어 완주? 더 이상 고인을 욕보이지 말고 조용히 지내길”, “한 입으로 두말한 최악의 정치인”이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안 대표의 지지층에서 내분이 일어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안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이 윤 후보로 오롯이 옮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안국모의 가입자 수가 폭등하자 운영진은 오는 9일 대선 투표일까지 신규 회원 가입을 막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