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축하…협치·통합의 길 열어 달라”
“저조한 성적표는 1세대 진보 정치의 한계이자, 심상정의 책임”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이번 대선에서 못다 한 책임은 백의종군하면서 두고두고 갚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출구조사 이후 쏟아진 시민들의 후원금이 12억원에 달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지지와 응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올렸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제 다음 세대의 리더십이 소신있고 당당하게 제3 대안세력으로 발돋움해나가시길 바란다"며 "오늘의 저조한 성적표는 1세대 진보 정치의 한계이자, 심상정의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교체의 씨앗을 지켜내는 심정으로 임했다. 지지율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과 책임을 갖고 말씀드렸다"며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앞장서서 제기했고,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 방향을 끌어냈고, 차별에 맞서 성평등 가치를 보편적인 원칙으로 세워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과정에서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치렀다”며 “실현 가치, 서야 될 자리, 감당해야할 책임을 또렷이 다시 세워나가는 과정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저의 마지막 소임으로 임한 만큼 더 나은 성과로 헌신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아쉽고,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또 이번 선거는 여러 우려와 우여곡절있었지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확인하는 선거였다"며 "국민들께서는 심판과 견제의 민의를 동시에 강력하게 보여줬다. 무차별한 여성 혐오와 분열의 정치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엄중한 경고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빙 선거에 번호를 바꿔야 했던 수많은 시민들이 계시다. 이분들은 이후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유능한 후보들에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지방정부부터 다당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혁신하고 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끝내 믿고 맡길 수 있는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당당히 성장할 수 있길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함께 경쟁했던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각각 축하와 위로를 전하며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통합하는게 민주주의 선거의 덕목. 윤 당선인께 협치와 통합의 길 책임있게 열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밤새 정의당에 12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온데 대해서는 "박빙 선거에 번호를 바꿔야했던 수많은 시민들 계신다. 이후 이어질 지선에서 정의당의 유능한 후보들에게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당당히 성장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길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단식 직후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출구조사를 발표한 시점부터 들어온 금액"이라며 "대부분 소액 다수 후원이고. 짧은 시간 개표 후에 12억 정도의 후원금 모아주셨는데 누구를 꼭 막아야하기 때문에, 덜 나쁜 대통령을 뽑아야하지 않나하는 차선의 선택을 하며 고통스러운 투표하셨을거이라고 본다"고 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후보가 유효득표수의 10%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용의 반을, 15% 이상은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표가 종료된 20대 대선투표 결과 심 후보는 2.37%로 낮은 득표율을 얻으며 선거 보전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진 지지자들의 후원금을 통해 심 후보에 위로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원석 정의당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출구조사 발표 직후부터 밤사이 심상정 대선후보 후원계좌에 7억원의 후원금이 추가로 들어왔다"면서 "눈물을 머금고 최선이 아닌 차악을 찍어야 했던 2030 여성들을 비롯한 심상정 지못미 후원이 쇄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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