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양극화 문제 해결이 尹에게 주어진 1차적 과제…청와대 이전은 중요치 않아”
“이준석 책임론? 尹 당선에 기여한 공로 크다”
“민주당, 표심에 대한 냉정한 분석 통해 태도 취해야”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 중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은 ‘청와대 축소’와 ‘여가부 폐지’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젠더갈등 문제라는 것이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놓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가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대남’(20대 남자)의 58.7%가 윤 당선인을, ‘이대녀’(20대 여성)의 58%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서 단독으로 출구조사를 한 JTBC의 결과에서도 이대남과 이대녀의 표심은 확연히 갈렸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크게 부상한 젠더 이슈가 이대남과 이대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당성인의 공약이던 ‘여가부 폐지’를 두고 갈등이 일었다.
김 전 위원장은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면 그 갈등 구조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에도 과거 이명박 정권도 못한 것 아닌가. 여가부 문제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기능 조정을 통해서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얘기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는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긴다 하는 얘기는 명분상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게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일단 인수위가 발족하고 대통령 취임하는 과정에서 다른 여러가지 시급한 사항도 많이 있는데, 청와대 옮기는 것 자체가 1차적인 과제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빈부격차 양극화 문제 해소에 최우선 역점을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을 중심을 놓고 봤을 때 서울에 얼마만큼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고 하는 것이 이번 표심으로 드러났다”면서 “예를 들어서 강남과 강북, 강북에서도 소위 옛날 사대문 안에 유권자들은 지금 당선자에게 표를 갖다 주었고, 나머지 전부 변두리 쪽에 있는 도봉, 노원, 강북, 은평 이런 데는 이재명 씨한테 표가 많이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소득분배에 있어서 격차가 얼마만큼 있다고 하는 것을 확연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갈등구조를 1차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사항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면서 “윤석열 당선자께서 선거기간 중간에도 처음서부터 얘기하는데 약자와 동행을 하겠다고 항상 말씀하지 않았나. 실질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데 앞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당선인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공동정부나 인수위 때부터 같이 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지켜지리라 본다”면서 다만 “거기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어떤 역할이 자기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것이냐’를 알아서 결정해야 하는 데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포위론과 젠더갈라치기를 주도했다며 불거진 '이준석 책임론'에 대해서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지금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가 크다”면서 “선거하는 과정에서 다소 갈라치기니 이런 비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묵살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지자체 선거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 문제가 그렇게 크게 부각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검찰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윤 당선인이) 검찰을 빨리 안정시켜야 된다고 생각을 할 거라고 보기 때문에 검찰에 지나치게 친윤이다 반윤이다 이런 걸 가지고 검찰을 대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 “대통령이 가급적 관심을 안 갖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부 사퇴 등 민주당 쇄신’에 있어서는 “민주당도 그렇고 지금 국민의힘도 그렇고 이번 선거에 나타난 표심, 정당으로서의 시대변화, 특히 유권자들의 성향의 변화, 이것을 냉정하게 분석한다면 앞으로 각 정당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거라고 하는 상황이 명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