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억1000만원·신한 1억700만원·하나 1억600만원·우리 9700만원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었다. KB국민은행 1억1200만원, 신한은행 1억700만원, 하나은행 1억600만원, 우리은행 9700만원의 순이었다.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 두둑한 성과급을 쏜 덕분이다.
근속 기간이 긴 희망퇴직자 중에는 은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 간 간부급 직원들도 수두룩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여파로 은행 영업점은 지난 한해에만 200개 이상 문을 닫았다.
◇ 1인당 평균 급여 1억550만원...전년보다 7.6% 상승
2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발표한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대 시중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550만원이었다. 2019년 9550만원에서 2020년 9800만원으로 2.6% 올랐고, 지난해는 7.6%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이 1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1억700만원), 하나은행(1억600만원), 우리은행(97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증가폭 기준으로는 신한은행(11.5%), KB국민은행(7.7%), 하나은행(9.3%), 우리은행(2.1%) 순이다.
이들 4개 은행 모두 지난 한해 2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벌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년 전보다 각각 13.1%, 20.0% 증가한 2조5633억원, 2조494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27.2% 불어난 2조5757억원, 우리은행은 무려 74.0% 증가한 2조3851억원이다.
◇ 일부 희망퇴직자들 은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 수령
4대 시중은행에서 ‘연봉 톱5’에 이름을 올린 직원 대부분은 희망퇴직을 신청해 은행을 떠난 이들이었다. 근속 기간이 길다 보니 많이 받은 것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희망퇴직자들이 은행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겼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상위 5명은 모두 희망퇴직자들이다. 이들은 퇴직금을 포함해 8억3200만∼8억7600만원을 수령해 8억2500만원을 받은 진옥동 행장을 제쳤다.
하나은행의 상위 5위 명단에도 은행장이 빠지고 관리자와 책임자급 희망퇴직자들의 이름이 올랐다. 이들 5명의 지난해 보수는 7억5100만∼8억500만원으로, 5억3400만원을 받은 박성호 행장보다 2억원 이상을 더 받았다. 박 행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해 상여금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된 영향도 있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권광석 행장(9억4000만원)을 제외한 연봉 상위 4명이 모두 희망퇴직자였다. 모두 부장대우급으로, 최저 7억9700만원에서 최고 8억3900만원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15억6400만원을 받은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전 KB국민은행장)을 뺀 4명 중 2명만 희망퇴직자였다. 희망퇴직이 아닌 일반 퇴직자 1명은 10억4100만원을 수령했고, 희망퇴직자인 2명은 8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다.
◇ 은행 직원 해마다 감소 추세...영업점 220개씩 문닫아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직원수는 5만7274명으로, 전년(5만7896명)보다 622명 줄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직원수가 각각 35명, 285명씩 늘긴 했지만 KB국민은행(-571명)과 신한은행(-371명)에서 더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이들 은행의 총직원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2020년에 1176명이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감소폭은 다소 줄었다.
인력 감축과 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맞물린 통폐합 전략으로 영업점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3079개로, 2020년 3303개에서 224개 줄었다.
이들 은행의 영업점은 2019년부터 연간 220여개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이대로라면 올해 말 2000개 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년새 75개 지점을 줄여 영업점 감소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58개, 우리은행은 53개, 하나은행은 38개 영업점을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