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용산 이전 자체가 제왕적 행태의 전형”
채이배 “출근길 10분 교통통제·용산 주택공급 차질”
고민정 “빠른 소통 차단하려는 노력”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21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일제히 '불가론'을 부각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당선인은) 제왕적 권력을 벗어난다는 취지로 용산 이전을 말했는데 그 자체가 제왕적 행태의 전형 아닌가"라며 "소통을 위해 청와대를 이전한다는 사람이 일단 이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에서는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정 책임자가 될 분이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내가 일할 공간, 내 집보다 국민이 살 집, 국민의 삶의 터전에 집중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한남동 거주 공간에서 용산으로 출퇴근하겠다는 계획인데 그러면 3~5분 정도 걸린다는 것”이라며 “아침 출근길에 대통령이 이동하려 교통통제를 하면 일반 시민들은 한 10분 정도 교통통제를 하게 되는 건데 그 여파가 엄청 크다. 매일 아침마다 이런 불편함을 국민들이 겪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산 같은 경우에는 지금 굉장히 주택 공급을 위해서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부지 중에 하나로 주목받는 곳인데, 집무실로 이전되면 새로운 부지 개발이 어려워지고 지금까지 주택 공급 확대한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통을 위하는 것이라면서 누구를 위한 소통인지, 무리한 추진들은 지금 국민들 굉장히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런 목소리를 안 듣는 모습이 참 답답하다”고 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를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 국방부 청사내 기관들과 장비들도 다 옮겨야 해 시간·비용은 물론이고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아니라 ‘잘못된 믿음이 의식을 지배하게 되면 불행이 온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직격했다.
이어 “국민소통이라 하는데 용산 국방부는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민간인 통제가 아주 철저하고 대통령 온다면 통제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엔 1조원 훨씬 더 들어갈 수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 예하 부대를 옮길 때마다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시설을 뜯어내고 옮기고 설치하는데 다 돈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있는 김성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무리 보더라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상 인수위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로 보여진다”면서 “국회에서도 행정안전위원회나 국방위원회, 기재위원회 등을 열어서 적법한 행정행위인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봐야 할 것이다. 저희 당이 보기에는 너무 과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집무실 이전 비용에 대해선 “정부가 판단하겠지만 이게 예비비로 뚝딱할 수 있는 사안인지, 또 예비비 신청이 496억인데 액수를 정확하게 추계하긴 어렵지만 각종 군 보안장비 이전이나 청와대 장비 이전이라든가 이런 경호시스템도 다 바뀌는 일은 496억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빠른 소통을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면서 “국민과 부처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당내 인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듣지 않고 왜 시작부터 불통 정부가 되려 하시는지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들과 한 공간에서 집무를 보며 수시로 소통했다. 관저도 청와대 내에 있어 퇴근 이후 급한 일이 생길 때면 바로 만나뵐 수 있었다"면서 "특히 한밤중이나 새벽에 생긴 재난재해나 안보위협 상황에 대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만일 새벽에 안보상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용산 집무실에 있는 벙커까지 가실 건지 생각은 해보셨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