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지난 연말 휴가 기간 강원도 홍천의 한 음식점을 방문한 정성희(47살)씨는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는 종종 보던 풍경이지만 지방에도 서빙 로봇이 보급됐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음식점 주인은 “코로나19로 관광객도 줄고, 성수기 때 아니면 일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데 단기간으로 일할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어 로봇을 들여놨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경상(32살)씨는 최근에 서빙로봇을 도입했다. 매장 규모가 커서 직원들이 이동 동선이 넓자,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조 씨는 “직원들도 전보다는 편해하고, 매장을 방문한 어린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딜리플레이트 S.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딜리플레이트 S.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산업 현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로봇이 최근 서비스 방면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비대면 트렌드 확산과 인건비 상승으로 고민하는 외식업주·회사들의 니즈에 맞춰 배달·서빙로봇이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로봇의 활용처도 매장 내 서빙에서 실내·외 배달 등으로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7일 IT·로봇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2월 출시한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S(딜리 S)’를 SK쉴더스와 손잡고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배민은 2019년 처음으로 서빙로봇 렌탈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전국 500여개 매장에 630여대의 딜리플레이트를 공급했다.

딜리 S는 로봇의 얼굴 역할을 하는 10.1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에 영상이나 사진, 음성을 적용할 수 있다. 지정된 테이블에 순차적으로 음식을 서빙 할 수 있고, 다 먹은 후 역시 식기를 간단하게 반납할 수 있다.

배민은 비대면 배달로봇 ‘딜리타워’ 서비스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내로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배달은 공항 이용객이 QR코드를 통해 터미널 면세구역에 위치한 음식점이나 카페의 식음료를 주문하면 딜리타워가 고객이 있는 위치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면세 구역 내 식음료 매장을 배달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넓은 터미널을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더는 것은 물론, 시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삼성 웰스토리 딜리버리 로봇. 사진=삼성 웰스토리 제공
삼성 웰스토리 딜리버리 로봇. 사진=삼성 웰스토리 제공

건물 내 층간 이동 및 실외 배달·서빙을 지원하는 로봇도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수원 소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 호텔에 룸서비스 배달이 가능한 2단 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스스로 호텔 내 승강기를 통해 층간을 오르내리며 객실까지 주문한 물건을 배달한다. 고객이 와인, 음식 등 룸서비스를 주문하면 프런트에서 서랍에 주문한 물품을 넣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스스로 객실까지 이동한다.

LG전자는 호텔 방문객에게 LG 클로이 로봇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비대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릴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자사가 식음 서비스를 제공 중인 아난티 골프클럽에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의 딜리버리 로봇 ‘뉴비’ 6대를 도입했다.

뉴비는 10개의 멀티카메라와 3개의 센서로 코스를 맵핑하고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어 경사가 심한 국내 골프장 코스에서도 안정적인 식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골퍼들이 카트에 설치된 태블릿으로 주문하면 딜리버리 로봇이 식음 상품을 배달하거나, 카트길을 따라 순환하는 딜리버리 로봇에 담긴 상품을 직접 꺼내 이용하는 방식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아난티중앙 골프클럽을 시작으로 딜리버리 로봇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최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직원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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